‘낭충봉아부패병’으로 폐사 위기에 놓였던 토종벌을 살리기 위해 개발된 ‘개량벌통’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1년 개발한 ‘개량벌통을 이용한 토종벌 관리법’을 시범농가에 접목한 결과, 토종벌 봉군증식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의 애벌레가 번데기로 변태되기 전에 말라죽게 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2009년부터 전국적으로 발생해 토종벌 농가에 큰 피해를 입혔다. 기존 재래벌통은 습하고 통풍이 안 돼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또 내부 관찰이 힘들어 질병의 진단이 늦고, 벌집 이동과 여왕벌 격리가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이번 개량벌통은 기존의 단점을 보완해 통풍이 잘 되는 것은 물론, 질병 감염 시 초기 관찰이 가능하고 벌집의 이동과 여왕벌의 격리가 쉬워 질병 확산을 미리 차단할 수 있다. 올 초 개량벌통을 사용한 시범농가는 20군의 봉군을 사육해 5배인 100군으로 증식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농진청은 현장에 접목해 성공한 사례를 전국 토종벌 사육농가에 적극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11일 충주 허니마을에서 현장평가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평가회에서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충청북도 농업기술원을 비롯해 한국한봉협회와 토종벌 사육농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술 평가와 확산을 위한 토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과 최용수 연구사는 “이번 현장평가회를 계기로 관련 기술을 전국 농가에 확산하기 위해 농업인 현장기술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며 “이를 통해 농가에 토종벌 복원의 희망을 전하고 우리나라 토종벌의 안정적 증식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