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EU 외무장관들은 7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회의를 갖고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책임을 인정했다.
EU 외무장관 회의 후 발표된 성명에는 “다마스쿠스 외곽지역에서 수백 명을 숨지게 한 시리아의 화학 무기 사용은 전쟁 범죄이자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규정했다.
성명은 “시리아 정부가 책임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지난 주 제시한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증거를 인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EU가 미국과 프랑스의 시리아 응징 주장을 부분적으로 뒷받침하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서방의 시리아 공습 움직임 등 군사적 개입에 대해서는 유보적이었다.
성명은 정치적인 해결책 없이는 장기간에 걸친 시리아 유혈사태를 끝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어떠한 군사행동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한 유엔 조사단의 보고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시리아 사태 해결은 유엔의 분쟁해결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를 유엔 안보리 논의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다음 주말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라면서 “이 문제가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안보리의 결정에 따라 군사공격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EU는 시리아에 대해 정치적 해결 원칙과 유엔을 통한 해결 방식을 지지했다.
앞서 애슈턴 대표는 “시리아에 대한 군사 개입은 유엔 안보리의 지지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해 EU 차원에서 공습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임을 나타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5∼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EU는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정치적 해결 노력이 집중돼야 한다고 확신한다”면서 “시리아 사태의 군사적 해결은 불가능하며 협상을 통해서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