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10일 오후 8시50분쯤 TV에서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나오고 있었다. 국보 1호인 서울 숭례문(남대문)이 불에 타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5시간 30여분만인 11일 새벽 2시30분 경 숭례문은 거의 전소된 상태에서 불길이 잡히며 상하게 뼈대만 남긴 채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설 연휴 마지막 날 밤, 숭례문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듣고 11일 출근길에 오른 일반 시민들은 새까맣게 타 무너져 내린 모습에 참담함을 감출 수 없었지만 발 빠른 증권가는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개장 전부터 수혜주 관련 얘기들이 메신저를 통해 떠돌았으며 일부 종목은 개장 전 동시호가부터 상한가로 직행, 남대문 화재 테마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설 연휴로 3일간의 휴장 끝에 열린 11일 증시에서 코스닥의 소방제품 및 소방설비공사 전문업체 파라텍(파라다이스산업)은 동시호가부터 가격제한폭인 335원(14.99%) 오른 2570원을 기록하더니 개장부터 상한가로 직행했다. 소방엔지니어링 업체 이엔쓰리도 개장부터 상한가(1250원)로 직행, 화재 수혜주 테마에 합류했다.
숭례문 재건과 관련 수혜가 예상된다며 중앙디자인(상장폐지)과 전시 전문업체 시공테크도 수혜주란 얘기도 나돌았다. 오전 한때 시공테크가 6%대, 중앙디자인인 4%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반짝 테마주들은 몇 시간만의 불꽃만큼이나 수명도 짧았다. 굳건할 것 같던 파라텍은 상한가는 불과 20여분만에 무너졌다. 다른 종목들도 소폭 오르는데 그치며 짧은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