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중소기업청을 비롯한 관계부처에 중견기업 육성 정책을 다시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29일 중견기업회장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새로운 차원의 중견기업 발전 대책을 종합적으로 세워라”고 언급했다. 이는 이날 중견기업 연구개발(R&D) 세제 지원 범위를 현재 3000억원 수준에서 1조원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건의가 나온 데 따른 답변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지적에 중소기업청은 당초 다음달 3일 예정했던 ‘중견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에 안주하려고 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우려하며 “중견기업이 되더라도 R&D, 세제 등 꼭 필요한 지원은 계속해 기업의 부담이 갑작스럽게 늘어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호갑 회장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R&D 지원이라는 것이 세금 말고 정부 보조금(Grant)을 줄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대통령 오찬자리가) 고무적이었던 것은 지속적으로 정책당국과 조율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식 심팩 회장은 “중견기업이 히든챔피언이 되려면 그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돼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중견기업 육성 메시지를) 각 부처 장관한테 전하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 국책기관, 연구소, 대학에 같이 협업할 수 있도록 해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감몰아주기와 가업승계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강 회장은 “가업상속공제 범위를 1조원, 10조원 상관없이 기업이 영속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일감몰아주기의 경우 실질적인 방향을 모색하라는 것이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말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중견기업회장단에게 창조경제타운사이트 투자를 독려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중견기업이 관심을 갖고 벤처·창업기업에 신경을 써달라고 했다”며 “일자리 창출이나 투자활성화, 사회적책임활동(CSR)에 대한 중견기업인들의 활동 내용도 박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 회장은 경제성장에서 중견기업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중견기업을 4000개로 육성한다면 매출액은 373조원에서 600조원으로, 법인세는 3조9000억원에서 6조3000억원으로 증가하며 고용규모는 82만명에서 131만명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올해 중견기업의 투자계획은 지난해보다 11조8000억원 지난해보다 9000억원 늘어났으며 고용계획은 11만6000명으로 같은기간보다 8000명 확대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