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와 롯데, 홈플러스 등 국내 유통 빅3 제빵업체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롯데그룹 계열 제빵업체의 실적이 유독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도한 운반보관비가 발목을 잡고 20% 안팎의 지급수수료가 판관비 부담을 키워 경영실적 악화를 부채질 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통 빅3 제빵업체 중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브랑제리는 수 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부분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브랑제리는 지난해 861억원의 매출과 6억원의 영업손실, 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 계열 제과업체 신세계SVN이 2358억원의 매출과 34억원의 영업이익, 1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고 홈플러스그룹 계열사 홈플러스베이커리가 매출 1078억원, 영업이익 42억원, 순이익 32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특히 롯데브랑제리는 제빵업체 3사 중 마진율과 그룹내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 비율이 모두 두 번째로 높은 수준임에도 실적이 부진했다. 롯데브랑제리의 마진율은 홈플러스베이커리 51.2%에 이은 31.4%로 신세계SVN의 21.6%보다 높다. 또 내부거래 비율도 홈플러스베이커리 100%, 롯데브랑제리 66.1%, 신세계SVN 12.3%로 중간 수준이다. 두 항목만 놓고 보면 수 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3사의 판관비 항목을 뜯어보면 롯데브랑제리의 실적 부진 원인이 확연히 드러난다.
제과업체 3사의 판관비 지출 항목은 대체로 유사하지만 판관비 지출에서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롯데브랑제리는 경쟁업체들이 수천만원을 지출하는 운반보관비로 매년 수십억원을 사용하고 있다. 롯데브랑제리의 운반보관비는 2011년 74억원, 2012년 64억원으로 판관비의 23%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차입에 따른 이자 지출로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결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작년 말 현재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롯데브랑제리의 미처리결손금은 2011년 139억원에서 2012년 159억원으로 증가했고 자본총계는 69억원에서 39억원으로 줄어 자본금 222억원을 크게 밑돌면서 경영악화 일로에 있다.
경영난에 빠진 롯데브랑제리는 롯데그룹 내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에서 금융권 금리와 유사하거나 낮은 금리로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롯데브랑제리가 지난 22일 롯데캐피탈에 기업어음(CP)을 매도하면서 조달한 50억원의 이자율은 5.15%이다. 또 지난 5월 사모사채 30억원을 마련한데 따른 이자율은 5.56%다. 2012년 결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브랑제리가 국민은행으로부터 일반자금 대출로 마련한 단기차입금의 이자율은 5.95~6.48%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