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요 기관투자가의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이 감소세로 전환됐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축소 가능성과 주요 투자국의 주가 하락으로 수익률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3년 2분기중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나라 주요 기관투자가의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은 시가 기준으로 669억1000만달러로 전분기 말에 비해 22억9000만달러 줄었다.
지난해 2분기 말 544억5000만달러를 기록, 21억7000만달러 감소했으나 이후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다시 1년 만에 내림세로 전환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 연준의 양적완화 조기축소 가능성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기관투자가의 해외증권 순매수 규모가 축소됐다”며 “이와 함께 주요 투자 대상국의 주가 하락 등으로 보유 외화증권의 투자손실(미실현 손실 포함)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주요 국가의 주가 증감률을 보면 △브라질 -15.8% △중국 -14.5% △홍콩 -6.7% △유럽연합(EU) -0.8%, △미국 2.3% △일본 10.8% 등으로 대부분 성적이 좋지 않다.
기관투자가별로 보면 자산운용사의 투자 잔액은 349억2000만달러로 12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보험사(226억7000만달러), 외국환은행(62억4000만달러), 증권사(30억8000만달러)도 각각 1억1000만달러, 3억6000만달러, 5억4000만달러 줄었다.
종목별로 보면 주식투자는 소규모의 순매도에 더해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큰 폭의 투자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17억8000만달러 감소한 것이 두드러졌는 설명이다.
채권투자는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투자손실이 발생한데다 외국환은행 및 증권사의 순매도 전환으로 2억달러 줄었다.
코리안페이퍼(Korean Paper)는 보험사 및 외국환은행의 투자손실, 증권사의 순매도 등으로 3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코리안페이퍼는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이 외국에서 발생한 외화표시증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