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내리쬐는 24일(현지시간) 오후 4시, 미국 로스엔젤레스(LA)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K-Con 현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CJ그룹 주관으로 올해 2회째를 맞이한 K-Con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소녀시대, 동방신기 등의 한류 가수들의 부스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참여한 현대자동차, 농심 등 한국기업의 부스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는 음악으로 소통하며, 이제 한국 제품 소비로까지 이어지면서 한류효과가 경제전반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게 CJ그룹 측 설명이다.
행사장에 들어서니 현대자동차 시승 행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현대자동차 부스 관계자는 “250여명 시승을 준비했는데 벌써 끝났고, 벨로스터 등에 대한 제품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측은 “LA 시민은 성인이 되면 바로 자동차를 구입하는 특성을 감안해 젊은 감각의 벨로스터 등을 선보이게 됐다”며 “한류 확산으로 K-Con에 참여해 현지 소비자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옆 부스에는 라면을 먹기 위해 30여명이 길게 서 있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농심이 한국의 매운맛을 알리기 위해 K-Con에 참가, 블랙 신라면을 선보인 것이다. 농심 마케팅 담당자는 “LA는 한류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곳”이라며 “신라면 이외에도 새우깡 등 농심 제품을 찾는 외국인들이 많아 대형마트 곳곳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의 외식 브랜드 비비고 매장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매장에서 만난 한 여성 고객은 “LA 비버리힐즈 비비고 매장에서 먹어 본 음식이 맛있어서 직접 구입하려 한다”며 “스테이크비빔밥, 쌈을 싸먹는 그린타코, 스파이스 라이스 누들 등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비비고 부스 관계자는 “비비고는 레스토랑 뿐만 아니라 CJ제일제당의 냉동만두, 양념장, 김 등 상품을 포함해 외식과 식품을 아우르는 글로벌 한식 전문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다”며 “비비고 매장이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비비고 제품도 한류 효과를 노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식 브랜드가 밀집해 있는 중앙 한 곳에는 LG전자가 미국 최대 통신사 중 하나인 버라이즌(Verizon)과 함께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휴대폰을 체험하기 위해 줄을 선 한 남성 고객은 “한류 가수를 통해 한국 제품을 알게 됐다”며 “최근 출시된 G2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대기업 제품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제품도 눈에 띄었다. CJ그룹 측은 “해외 진출의 기회를 얻기 힘든 20여개 국내 중소기업들도 한류와 연계해 미국 젊은이들에게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온스타일의 뷰티 관련 TV프로그램 겟잇뷰티 부스에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한류 스타들의 메이크업을 따라할 수 있는 클래스를 운영하면서 한스킨과 오썸(O’SUM) 등의 중소기업 제품을 선보였다. 우현증 아티스트가 눈 앞에서 펼치는 메이크업 시연과 소녀시대 메이크업 따라잡기 영상이 공개되자 관객들은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CJ오쇼핑 부스에서는 최범석, 고태용 등 글로벌 진출을 시작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의상이 공개됐고, 이밖에도 국산 주얼리 업체 엠주, 이도 녹차, 하이첸 화장품 등의 중소기업들이 미국의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략했다.
김현수 CJ E&M 컨벤션사업팀장은 “K-Con은 전 세계 한류 콘텐츠를 전파하고, 한류 비즈니스를 확장함으로써 경제적 효과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75개 기업이 참가, 2만여명이 방문하는 등 400억원 가량의 홍보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