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ㆍ정도경영의 현장]윤리경영의 성공·실패 사례

입력 2013-08-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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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아동착취 해결 ‘전화위복’… 유키지루시, 식중독 늑장 대응 ‘부도’

최근 기업 윤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좁은 의미의 소비자에서 벗어나 전 국민에게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기업의 윤리적 책임은 법적 강제성이 없다. 하지만 사회통념에서 비롯된 일정 수준의 윤리적 기준과 기대는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다.

기업 윤리가 경영의 핵심 기법으로 관심을 끌게 된 계기는 2001년 발생한 엔론 사태다. 1931년 설립된 엔론은 통신, 천연가스, 석유화학, 철강 등 에너지 사업 전반에서 활동하던 일류 기업이었지만, 2001년 돌연 파산했다.

직원들의 부족한 윤리의식 때문이었다. 자산, 이익 등 대부분의 경영상 지표를 조작할 만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 최고의 유업 기업이던 유키지루시는 우유 집단 식중독 사태의 늑장대응으로 자국민의 원망을 샀고, 일본 전역에서 불매 운동이 일어나는 등 매출과 주가가 폭락해 부도가 났다. 한때 일본 내에서 ‘국민 기업’으로 불리던 80년 전통의 회사가 ‘뒤틀린 윤리관’으로 인해 역사 속에 묻힌 것이다.

반면 윤리경영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기업도 있다. 존슨앤존슨의 1982년 미국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 대처 방식은 윤리적 기업의 대표적 사례로 회자된다. 존슨앤존슨은 당시 시카고에서 누군가 독극물을 주입한 타이레놀을 먹고 8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약품 제조과정을 언론에 공개하고, 미국 전역에 유통되고 있던 3100만개의 제품을 모두 수거해 폐기했다. 존슨앤존슨은 이 과정에서 2억4000만 달러의 막대한 비용 손실이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또 캡슐이 아닌 알약 형태로 제품을 개발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병행, 소비자들로부터 더 큰 호응을 받았다.

나이키는 1996년 미국의 한 언론매체의 보도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나이키는 본사가 디자인과 마케팅만 전담하고, 생산은 세계 각국에 아웃소싱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국가 아이들의 노동 착취가 일어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논란이 일자 나이키는 노동 및 환경 관련 업무를 모아 기업 책임부서를 즉시 신설했다. 신발공장 노동자의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등 지침을 만들고, 지키지 않을 경우 계약 해지와 같은 강도 높은 대처에 나섰다. 또한 ‘근로자와 공동체를 위한 국제연대’를 창립하는 등 근본적 변화를 추진했다. 이 같은 윤리경영의 실천은 지금의 나이키를 만든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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