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지난 16일 우리투자증권 계열에 대한 매각 공고를 발표하기 앞서 임영록 회장과 임종룡 회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사적인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모두 개인적인 친분에 따른 자리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두 임 회장은 행정고시 선후배(각각 20회·24회) 관계로 과거 재무부 시절 이재국(현 금융정책국)에서 오랜 기간 함께 일을 해 남다른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이 사실상 본궤도에 오른 만큼, 서로의 입장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우리투자증권의 매각이 패키지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자산운용, 우리저축은행 등 우투증권과 묶인 매물에는 별 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패키지 매각이 불변의 원칙은 아닌 만큼 우리투자증권 단독매각에 대한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만 단독 매각을 진행한다면 KB금융·농협금융만 유력 인수자로 거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은 두 임 회장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선 리테일 고객층의 다른 기반, 재무적 여력, 비은행권 강화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로 임영록 회장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이에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 매각 흥행을 위해 들러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영화 대상인 농협이 정부보조금을 담보로 증권사 인수에 나서냐는 지적도 따갑다. 최근 임종룡 회장은 정부를 상대로 지난해 약속한 5조원 지원 여부와 나머지 1조원의 추가 지원 약속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임영록 회장의 우투증권 인수를 위해 임종룡 회장이 그림을 만들어줬다는 분위기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며 “이번 회동까지 맞물리면서 오비이락 양태가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