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 네트워크의 확장을 통해 균형있는 중장기적 성장 전략을 지속해야 한다”- 파트라치오 베르텔리 프라다 CEO
글로벌 럭셔리 산업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정책 당국이 럭셔리 산업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는 경제 변화에 따라 생존을 위해 경영전략을 변경하고 있다.
럭셔리 기업들은 불황임에도 매출과 순이익이 늘며 승승장구했지만 최근 상황은 여의치 않다.
글로벌 경제를 견인하던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데다 중앙은행들의 출구전략 시기를 놓고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소득이 늘고 삶의 질이 개선되면서 중장기적으로 럭셔리 산업의 성장은 이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럭셔리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70조원을 기록했다. 2년 뒤인 2015년에는 3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를 겪으면서 럭셔리 업계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럭셔리 업계는 그동안 다른 산업의 보조 역할을 하는 성격이 짙었지만 일부 업종은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대표적으로 패션과 여행은 침체를 겪고 있는 유럽 경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럽 경제에서 럭셔리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 정도. 수출 비중은 10%에 달한다. 글로벌시장에서 유럽 럭셔리 브랜드의 점유율은 70%에 육박하고 있다.
프랑스 럭셔리 산업의 무역 흑자액은 340억 유로 규모다. 이는 170억 유로의 흑자를 기록한 항공산업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차기 뇌관으로 우려를 사고 있는 프랑스가 럭셔리 산업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프랑스에서 같은 무게를 기준으로 핸드백과 향수 등 명품이 항공기에 비해 2배의 이익을 안겨준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유럽에서는 이에 따라 럭셔리 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분석기사를 통해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주요국이 럭셔리 산업을 대표적 문화상품과 창조산업으로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럽 당국은 이를 위해 지난 2010년 유럽문화창조산업연합(ECCIA)이라는 조직을 만들고 제도적으로 럭셔리 산업을 지원·육성하고 있다.
ECCIA에서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영국과 독일, 스페인의 럭셔리 업계가 산업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U에서는 이탈리아 출신의 안토니오 타자니 집행위원이 업계를 대변하고 있다.
업계 역시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글로벌 1위 럭셔리 업체인 LVMH는 지난 20여년에 걸쳐 수십여 기업을 인수하면 업계의 합종연횡을 이끌고 있다.
경쟁업체인 케어링은 럭셔리 브랜드는 물론 스포츠업계 대표기업도 집어삼키는 먹성을 보이면서 업계의 인수·합병(M&A) 바람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시장은 럭셔리 업체들에게 기회이자 동시에 생존을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신지도부가 부패 척결을 외치면서 럭셔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는데다 규제 강화로 자동차업계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