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선의 지킴과 키움]위험과 수익

입력 2013-08-09 11:0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양태선 인벡스투자자문 대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위험’과 ‘수익’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위험 대비 수익’을 연상합니다. 위험 부담이 큰 투자는 그만큼 가능 수익이 크고, 위험 부담이 적은 투자는 가능 수익이 적다, 즉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상식적 관계입니다.

그러나 일반투자자들은 주식 투자 혹은 파생 매매를 할 때 위험과 수익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지니지 못한 채 무작정 돈을 벌기 위해 수익만 생각하며 투자 혹은 매매를 합니다. 위험이 옳게 정의 돼 있지 않은 투자 혹은 매매는 나침반 없이 산 속에서 길을 찾는 경우와 같아, 원하지 않는 큰 손실 혹은 지나치게 큰 욕심으로 낭패를 보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일반투자자들이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위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국어사전에는 ‘위험’이란 명사가 ‘해로움이나 손실이 생길 우려가 있음’으로 정의돼 있습니다만 투자에서는 여러 다른 각도로 위험을 생각해야 합니다.

한 사람이 2000원짜리 로또 한 장을 구매했습니다. 이 행위는 위험한 투자인가요? 어느 누구도 당첨이 안 되어 2000원을 잃는 것을 위험한 투자라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엔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명의를 빌려 1억원 상당의 로또를 구매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당첨 확률이 매우 낮은 로또에 1억원이라는 큰돈을 베팅한 것이니, 누구나 그 사람을 ‘정신이 없는 사람’이라고 할 것입니다. 무모하고 매우 위험한 투자입니다.

그런데 1억원어치 로또를 산 사람이 은행에 예금만 1조원이 있어 하루 이자수입이 1억원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돈이 많은 사람한테는 로또 1억원 베팅이 위험한 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투자의 위험은 절대금액이 아닌 투자자 개인의 재산 상황이나 투자총액에 비춰 정의돼야 합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파생은 매우 위험한 투자이므로 “위험도 크고 수익도 크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물과 옵션 자체가 위험한 게 아니라, 파생 거래는 증거금만 지불하며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레버리지가 매우 커질 수 있으며, 이 레버리지가 위험의 근원입니다.

지수 선물의 경우 1800만원을 내고 선물 1계약을 살 수 있으며, 이는 대략 1억2000만원어치의 주식을 산 것과 동일한 위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투자자가 1억원을 계좌에 넣고 지수선물 1계약을 샀다고 하면 주식 매매와 동일한 위험입니다.

그러나 만약 2000만원을 넣고 선물 1계약을 매매한다면 원금 대비 5배의 주식을 산 것입니다. 주식도 신용이나 미수제도를 활용해 레버리지를 높여 매매할 수도 있습니다. 레버리지를 사용한 매매에서는 위험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옵션 매도의 위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옵션 매도는 손실이 무한대로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며, 옵션 매수는 지불한 프리미엄만 손해 보면 되니 매우 안전하다”는 말을 흔히 합니다. 실전 매매에서는 정반대의 경우가 발생합니다. 파생계좌에 2000만원을 예치하고 옵션 매도를 할 경우, 요구 증거금이 커서 1~2계약 정도밖에는 매도를 할 수 없습니다. 즉, 포지션이 크지 않으니 시장이 급등락해도 원금을 다 잃는 상황은 발생하기 어려우며, 마진콜 제도가 있어 손실이 크게 날 경우 증권회사에서 반대 매매를 통해 포지션을 정리하고 추가 손실의 발생을 막아 줍니다.

이런 관점에서 네이키드 옵션 매도 전략은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옵션 매수는 계좌에 있는 현금 전액으로 옵션을 살 수 있습니다. 만약 만기 1분 전에 2000만원 상당의 특정 옵션을 매수하고 만기 때 이 옵션이 행사가 안 되면 옵션 매수금 전액을 잃게 됩니다.

옵션 매수 전략이야말로 무모하게 수행되면 원금을 한 번에 전부 잃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매매 전략입니다. 개인 옵션 투자가들이 낭패를 보는 경우는 전부 무분별한 옵션 매수전략 사용에서 기인합니다.

정의되지 않는 위험과 관리되지 않는 위험은 투자에서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항상 위험을 먼저 생각하는 투자와 매매를 해야 합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이임생은 울고, 홍명보는 정색…축구협회의 엉망진창(?) 민낯 [이슈크래커]
  • 드로그바·피구 vs 퍼디난드·비디치, '창과 방패'가 대결하면 누가 이길까요? [이슈크래커]
  • 민희진 측 "어도어 절충안? 말장난일 뿐…뉴진스와 갈라치기 하냐"
  • 혁신기업, 출발부터 규제 '핸디캡'...법·제도·정치 '첩첩산중' [규제 버퍼링에 울상짓는 혁신기업①]
  • 노다지 시장 찾아라…인도네시아 가는 K-제약·바이오
  • “좀비 등장에 도파민 폭발” 넷플릭스 세트장 방불…에버랜드는 지금 ‘블러드시티’[가보니]
  • “빈집 종목 노려라”…밸류업지수 역발상 투자전략 주목
  • 오늘의 상승종목

  • 09.2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4,937,000
    • -0.12%
    • 이더리움
    • 3,500,000
    • -1.19%
    • 비트코인 캐시
    • 464,400
    • +1.31%
    • 리플
    • 784
    • -0.51%
    • 솔라나
    • 200,200
    • +2.09%
    • 에이다
    • 510
    • +3.45%
    • 이오스
    • 705
    • +1.15%
    • 트론
    • 201
    • -1.47%
    • 스텔라루멘
    • 12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7,650
    • +3.36%
    • 체인링크
    • 16,450
    • +6.96%
    • 샌드박스
    • 374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