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의 항소심 선고가 다음달 13일로 연기됐다. 최 회장 변호인 측의 변론 재개 신청은 기각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는 7일 “기록을 검토하고 판결을 작성하기 위해 추가로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는 9일로 예정됐던 최 회장의 선고공판을 다음달 13일 오후 2시로 미뤘다. 재판부는 다만 “최 회장 변호인의 변론 재개 신청은 불허한다”고 밝혔다.
앞서 최 회장의 변론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지평지성은 이번 재판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원홍(전 SK해운 고문)씨가 대만에서 체포되자 지난 5일 법원에 변론 재개를 요청했었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이민법 위반 혐의로 현지에 구금 중이며, 검찰은 조기 송환 위해 대만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현재로써는 김씨의 여권 무효화를 통한 강제 추방 방식이 유력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 변호인 측이 변론 재개를 신청하고, 재판부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핵심 인물로 김씨를 자주 언급해 온 만큼 이번 재판이 새국면을 맞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재판부의 이번 결정은 지난달 29일 결심공판까지 제출된 증거와 증언 만으로 판단을 내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선고 기일 이전에 김씨가 국내로 송환될 경우 재판부의 직권으로 변론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재판부의 이번 결정으로 이달 10일 구속 기한이 만료되는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불구속 상태에서 선고를 받게 됐다. 최 회장의 구속 만기는 다음달 30일이다.
SK 측은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SK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김씨의 송환 시기와 재판부의 추후 판단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2008년 계열사 자금 45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최 회장은 이에 항소했지만 검찰은 1심보다 무거운 징역 6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