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은 사실상 영업수익이 없는 페이퍼 컴퍼니에 가깝다. 회사 유지를 위한 영업비용 자체가 영업손실로 그대로 잡히는 구조다. 여기에 스팩은 공모 금액의 대부분을 신탁기관에 예치, 이자를 받게 되는데 이것과 영업손실을 상계해 당기순이익이 나오게 된다. 당기순이익은 상폐 결정 시 반환금 규모를 결정하게 되는 순자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자수익보다 영업비용이 많으면 문제가 생긴다.
스팩1기 22개 중 합병 실패 후 상폐되거나 결정된 곳은 12개다. 이들이 지난 3년간 회사 유지를 위해 사용한 영업비용은 총 56억3900만원이다. 스팩 1곳당 설립 후 상장폐지 결정될 때까지 평균 4억7000만원의 비용을 지출한 셈이다. 스팩별로 비용처리 계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지급수수료와 급여가 비용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상폐 스팩 중 가장 많은 영업비용을 지출한 곳은 에스비아이앤솔로몬드림스팩이다. 최근 3년간 사업보고서상 잡힌 영업비용은 9억9800만원이다.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이 그 다음으로, 설립 후 9억4000만원을 썼다. 히든챔피언제1호스팩도 3년간 6억5700만원을 지출했다. 대신증권그로쓰알파스팩도 3년 존속기간에 5억9700만원을 판매비와 관리비 항목으로 지출했다.
가장 적게 비용을 지출한 곳은 한화에스브이명장1호스팩이다. 이 스팩이 존속기간 중 지출한 영업비용은 1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부국퓨쳐스타즈스팩과 우리스팩도 2억원 남짓의 영업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항목 지출이 많은 곳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은 지급수수료와 급여를 제외한 비용 중 임차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컸다. 대우그린코리아스팩이 지출한 3년간의 임차료는 9000만원이 넘는다. 전체 비용의 10%에 이르는 수치다.
히든챔피언제1호스팩은 회의비 지출이 다른 스팩들보다 유난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히든챔피언제1호스팩의 3년간 회의비를 보면 2010년 1400만원, 2011년 1900만원, 2012년 1100만원 등이다. 이는 연간 200만~300만원 수준인 다른 스팩 회의비보다 5~7배가량 많은 금액이다. 광고선전비로 2000만~3000만원을 지출한 곳도 있다. 동양밸류오션스팩과 우리스팩, 에스비아이앤솔로몬드림스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