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이 재정위기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유로존 경제가 2014년 전에 본격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역내 경제성장률은 올해 -0.6%를 기록해 2년 연속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유로존 전반적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1.00~1.25%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를 비롯해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키프로스 등은 은행권 붕괴와 치솟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유럽중앙은행(ECB)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유로존은 경기침체로 실업률 상승과 부동산시장 악화, 제조업 경기 위축 등 재정위기의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특히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불황은 깊어지는 반면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 등의 경제는 탄탄해지면서 역내 국가 간 경제 갭(gap)이 벌어지고 있어 국가 간의 갈등 또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내 국가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유로존 2위 경제국 프랑스가 차기 뇌관으로 지목되는 등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긴축정책의 타격은 커지고 있다. 이는 역내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기업들에도 큰 영향을 미쳤으며 향후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로존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가계의 자산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ECB의 유로존 주택가격지수는 1분기 말 96.33으로 지난 2006년 중반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2012년 말에는 97.56을 기록했다.
스페인의 집값은 2003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하락폭이 다른 유로존 국가들을 웃돌고 있다.
차기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탈리아의 집값은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편 독일에서는 집값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독일인들의 주택 보유율은 스페인보다 낮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동안 돈을 쌓아놓은 독일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찾아 부동산시장으로 몰린 덕이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새빌스의 욜랜드 바너스 글로벌리서치 책임자는 “최근 수년간의 집값 하락이 2007년 이전 상승한 만큼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탈리아 집값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로존 실업률 역시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프랑스의 6월 실업자 수는 330만명으로 지난 26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는 전년보다 11.2% 늘어난 것으로 1996년 월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페인의 실업률이 26%로 치솟는 등 실물경제가 악화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공개한 연례 고용 전망보고서에서 유로존의 실업률이 오는 2014년 말에는 12.3%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유로존 내 17개 국가 간 실업률 격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같은 기간 독일은 5.3%에서 4.7%로 떨어지는 반면 그리스와 스페인은 28%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포르투갈은 18.6%, 이탈리아 12.5%, 프랑스 11.1%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청년실업 문제는 최악의 상황이다. 그리스는 청년실업률이 60%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으며, 스페인 55%, 이탈리아가 40%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