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회상장은 시장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다.
우회상장은 장외기업이 상장을 위한 심사나 공모주 청약 등 절차를 밟지 않고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과 합병을 통해 곧바로 상장되는 것을 말한다. 백도어리스팅(back door listing)이라고도 한다.
상장사 허울뿐인 ‘쉘(Shell, 껍데기 기업)’을 통해 ‘펄(pearl. 비상장 우량기업)’이 상장되는 만큼 해당 쉘 기업 주가는 천정부지로 급등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갔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년 8월 상장 폐지된 태양광업체 네오세미테크다. 증시에 입성한 시점은 2009년 9월로 당시 코스닥 상장사였던 모노솔라에 인수합병되는 형태였다.
정확히 10개월 뒤 상장 폐지 당시 네오세미테크는 시가총액 4000억원,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으로는 26위까지 성장했다.
상장 폐지는 금융당국의 감독 미흡, 우회상장제도 미비, 회계감사 부실, 최고경영자 도덕적 해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특히 거래정지 불과 한 달 전에 연간 매출액 1000억원의 2배 이상인 2298억원대 대규모 매출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고 허위로 공시한 것은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네오세미테크 상장폐지에 따른 파장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투자한 주주는 무려 7287명. 90% 이상이 소액주주였다. 2010년 3월 매매거래 정지 당시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이 약 3022만주로 총 피해액은 2500억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