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시장을 떠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분기에만 글로벌 상품시장 투자자금 규모가 630억 달러(약 70조원) 줄었으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많은 규모라고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4분기에 줄어든 상품 관련 투자자금 규모는 570억 달러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저성장과 맞물려 투자자들 사이에 퍼진 슈퍼사이클 종료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상품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구리와 철강 등 전체 상품 시장에서 중국은 수요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자원블랙홀’ 중국의 저성장은 상품 시장의 수요 급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안으로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도 상품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글로벌 펀드들이 운용하는 상품 관련 자산규모가 지난 6월 기준 3490억 달러로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추산했다.
상품 이탈은 또 다른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바클레이스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상품 관련 펀드를 운영하는 대형 은행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
투자은행들은 상품시장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대대적 구조조정에 나서고 상품 관련 투자활동도 보류하고 있다. 상품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은 상품 가격과 귀금속 판매 흐름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 2분기 귀금속 상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무려 204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바클레이스는 이런 이탈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수키 쿠퍼 바클레이스 귀금속 애널리스트는 “상장지수상품(ETP)이 안정적이라며 금 투자에는 좋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곧 이 ETP는 엄청나게 변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