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대형은행들의 원자재 현물거래 허용 결정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가 대형은행들은 상품 거래가 금지되면 수익원을 잃을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월가 대형은행들이 그동안 원자재시장을 좌지우지하면서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연준과 당국, 의회는 본격적인 공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업체들도 은행들의 원자재시장 조작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비판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2003년 씨티그룹에 이어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에 원자재 실물 사업을 허용했다.
원자재시장 장기 호황이 끝나갈 뿐만 아니라 규제도 강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월가 은행들은 원자재 사업 철수를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JP모건은 지난 27일 원자재 실물 투자 사업의 매각이나 분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건뿐만 아니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원자재 사업 매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은행들은 그동안 선박·광산·창고·송유관·발전소 등 갖가지 자산을 사들이면서 원자재 실물 사업에 뛰어들었다.
JP모건이 보유한 원자재 실물 자산은 3월 말 기준 143억 달러(약 15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연준은 추산했다.
같은 기간 골드만삭스는 77억 달러, 모건스탠리는 76억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업체들은 은행들이 원자재 실물 시장을 장악하면서 시장 왜곡을 이끌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미국 맥주업체단체인 맥주협회는 최근 은행들이 맥주 캔에 쓰이는 알루미늄의 공급 병목 현상을 일으키면서 2010년 이후 매년 30억 달러 정도의 추가 비용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 맥주회사 밀러쿠어스는 “알루미늄을 공급받으려면 18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오늘 원자재를 받으려면 웃돈을 지급해야 한다”며 연준에 은행들의 행태를 중단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골드만삭스 등 은행들의 원자재 사업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산하 소위원회는 지난 23일 관련 청문회를 열어 은행들의 원자재 사업을 성토하고 9월 추가 청문회로 압박 강도를 높일 것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