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보름 만에 또 서울 방화대교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 역시 ‘예고된 인재’로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30일 서울 방화대교 남단 인근 접속도로 공사현장에서 도로 상판이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나 근로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경찰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30일 오후 1시8분께 서울 강서구 방화동 방화대교 남단 인근~방화동을 잇는 접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다가 교각 구간 길이 47m, 높이 10.9m, 198t 무게의 철골과 그 위의 122t 무게 콘크리트 상판이 7m 높이에서 무너져 근로자 3명이 매몰됐다.
이 사고로 중국 동포로 알려진 최창희(52)ㆍ허동길(50)씨 등 현장 근로자 2명이 무너진 도로와 중장비에 깔려 숨지고 중국 국적인 김경태(59)씨는 중상으로 고양명지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날 사고는 올림픽대로에서 방화동으로 진입하는 접속 구간에서 콘크리트 타설 도중 상판이 기울면서 위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은 콘크리트 타설기가 추락한 뒤 떨어진 상판에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에서 살아남은 근로자 정명덕 씨는 "교량 사이가 갑자기 벌어지더니 한쪽이 뒤집혀 '쿵'하고 떨어졌다"며 사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시와 경찰은 현장 상황 정리가 끝나는 대로 주 시공사인 금광기업 등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과 공사상 과실 유무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서울~광명 고속도로 건설과 마곡지구 교통개선대사업의 조율로 지연된 공기를 앞당기려고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했을 가능성과 교각 양쪽에 콘크리트를 균형 있게 바르지 못해 무게중심이 기울었을 가능성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후 3시 15분께 현장에 도착해, "연이은 사고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사고 현장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습하고 모든 대책을 수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부상자 치료와 사망자 장례, 보상 등에 대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희생자들이 중국 교포들이라는 점에서 외교부와 주한 중국대사관 등에 관련 가족의 입국을 요청했다.
한편 이번 방화대교 공사의 시공사는 금광기업㈜과 홍륭종합건설, 타설 시공사는 삼성기전, 감리사는 ㈜삼보기술단이다. 발주처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로 현재 공정률은 83.92%, 공사 도급액은 660억9300만원이며 총 사업비는 약 1048억원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