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우리투자증권 매각에 관심을 집중하는 이유는 매각 주체에 따라 증권업계의 판도가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자기자본비율(BIS) 기준 대우증권에 이어 2위를 달성하며 영업수익(매출액) 3조7915억4600만원, 당기순이익 768억5900만원을 기록한 우리금융의 '알짜' 자회사다.
때문에 은행 위주의 수익구조로 비은행 자회사 확대에 골몰하고 있는 KB금융과 농협금융에게 우리투자증권 인수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KB금융은 약점인 비은행권을 강화하고자 우리투자증권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금융에서 수익 비중이 가장 큰 계열사는 KB국민은행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25조2957억원, 순이익 1조487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KB투자증권은 매출액 5136억원, 당기순이익 262억원 정도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은“그룹 전체의 비중이 은행 부문에 쏠려 있다”며“비은행 부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우리은행 인수를 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도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농협금융은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농협손보, NH농협증권 등 7개 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은행 부문의 비중이 80%에 달한다. 때문에 임종룡 NH농협지주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이 나온 만큼 우리투자증권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농협금융 내에는 이미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태스크 포스(TF)팀이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NH농협증권이 지난달 추진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 또한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대비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이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HMC투자증권을 가지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 미칠 영향 등에 대해 기초적인 검토를 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금융은 오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투자증권 매각을 위한 논의를 본격 시작하며 우리투자증권 매각 주간사 등을 선정할 예정이다.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등과 함께 ‘패키지’방식으로 매각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인수가격은 1조3000억~1조5000억원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