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의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금융지주와 은행의 고액 배당 자제를 유도키로 했다.
23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 수익 악화에 따른 후속 조치로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수익과 배당 성향의 적절성 등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최수현 원장은 오는 25일 금융지주 회장과의 회동에서 건전성 강화를 위해 임금과 인력 조정 등 군살 빼기와 더불어 고배당 자제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원장은 “경기가 어려울 때에는 내부유보를 늘려 손실흡수 능력을 키우는 것도 좋은 경영전략”이라며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이처럼 고액 배당과 전면전을 선포한 데는 올 상반기 은행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올해 전체로는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경영 건전성 감독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최근 금감원은 하나금융 경영진을 불러 낮은 자기자본비율(BIS)과 수익성 악화 등을 지적하면서 중간 배당을 하지 말라고 간접적으로 압박했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중간 배당을 자제하는데 하나금융만 BIS 비율 하락을 감내하면서까지 중간배당을 하려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올 3분기에 고액의 중간 배당을 시도하던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계획에도 감독당국이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SC금융지주의 배당은 1200억원으로 배당 성향이 32.0%, 한국씨티금융지주는 배당이 623억원으로 배당 성향이 33.6%에 달해 외국계 금융사의 먹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외환은행은 론스타가 대주주 시절 론스타에 배당금만 1조7000억원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