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4박5일간의 여름휴가지로 가져갈 독서리스트가 관심이다.
대통령의 독서 리스트는 최고권력자의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매개가 될 뿐 아니라 종종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면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는 행운을 누리기도 한다.
박 대통령이 중국 철학자 펑유란(馮友蘭)의 '중국철학사'를 감명깊게 읽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뿐 아니라 중국의 서점가에도 이 책의 판매가 급증한 게 단적인 예다.
청와대는 아직 박 대통령이 휴가지에 어떤 책을 가져갈지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실은 문학인과 도서평론가로부터 20여권을 추천받아 박 대통령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이 중에서 몇 권을 고를지 아니면 다른 책을 가져갈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고전에 대한 박 대통령의 선호도를 볼 때 인문학 관련 도서 한두권은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은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서는 '이이 답성호원', '일러스트 이방인', '유럽의 교육', '철학과 마음의 치유',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등 인문학 서적 5권을 직접 구입했다.
국내외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유명 정치인들이 휴가지에 주로 가져가는 경제나 미래전략과 관련된 서적도 독서 목록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5년 여름휴가 때 미국 시카고대 스티븐 레빗 경제학 교수와 저널리스트 스티븐 더브너가 공동저술한 '괴짜경제학',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공저한 경영전략서 '블루오션 전략', 원로 경제학자인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장의 미래전략서 '대한민국에게 고함' 등을 읽었다.
박 대통령은 휴가 기간 독서 삼매경에 빠져 머리를 식히는 한편 집권 첫해 후반기 국정운영 구상도 가다듬을 전망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보통 여름휴가 때 휴식을 취하며 8ㆍ15 경축사에 담을 후반기 국정운영 기조 구상에 몰두해왔다.
우리 경제에 위험 신호가 계속되고 있고 핵이나 개성공단 등 북한 문제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휴가 구상은 일자리 창출과 투자활성화 등 경제살리기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안보 구상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