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터지면 사진기자들은 해당 사건을 독자에게 이미지로 전달하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든다. 조금이라도 늦게 가거나 자리를 제대로 못 잡으면 소위 ‘물’을 먹기 십상이다. 좀 더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자리를 잡는 경우도 다반사다. 한정된 자리에 있고 많은 매체가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일이다.
사건의 진위 여부를 떠나 대부분의 취재원은 자신의 모습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반면 기자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한 컷이라도 더 담기 위해 노력한다. 때로는 이 같은 대립으로 현장 분위기가 험악해지거나 원치 않는 신체 접촉도 일어난다.
포토라인은 주로 노란색 테이프로 만들어진다. 경찰의 폴리스라인이 포토라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모두의 동의 하에 취재원이 설 자리가 정해진다. 그럼에도 포토라인은 무너질 때가 종종 있다. 경호원 혹은 경찰이 취재 대상자를 과잉보호해 기자들이 접근을 시도하는 경우다. 혹은 애써 만든 포토라인을 취재원이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있다.
취재원이 현장에 도착하면 보통 1~3분여의 포토타임이 주어진다. 차에서 내려 포토라인을 지나 문을 지나기까지 사진기자들은 최소 몇 십번에서 최대 몇 백번의 셔터를 누른다. 사진기자들이 셔터를 누르는 수만큼 플래시도 함께 터진다. 플래시가 터질 때 취재원은 얼이 빠질 정도라고 한다. 수십 개의 플래시들이 순간적으로 터질 때는 마치 번개가 터지는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의 연장선에서 검사와 마주 앉았을 때에는 불안해 말을 더듬기도 한다. 말을 더듬으면 진실을 말해도 뭔가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크게 당황했던 터라 쉽게 약점을 노출해 검찰은 기자들과 미리 협정을 맺고 “몇 시에 소환되니 취재해 달라”고 부탁할 때도 있다.
포토라인은 경쟁이 심한 취재현장에서 무질서, 돌발상황에 대비한 유용한 상호 통제수단이자 신사협정이다. 단순한 노란색 테이프에 불과하지만 이를 지키면 모두가 편안하다. 하지만 이를 어기면 모두가 불편해지고 피해를 본다. 겉보기와 달리 큰 의미를 지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