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사태 책임 놓고 中企-은행 마지막 공방 끝났다

입력 2013-07-19 10:0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중기“불완전매매로 재앙적 손실 봤다” 은행 “선물환 이용 투기 상당이익”

‘키코(KIKO) 사태’를 둘러싼 중소기업과 은행 간 마지막 공방이 끝났다.

대법원은 18일 키코 소송 3건에 대한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실시했다. 이날 변론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키코 소송건 가운데 수산중공업, 모나미, 세신정밀 등 3곳이 우리·씨티·신한·SC은행 등 4곳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한 내용으로 이뤄졌다.

내달 예정된 대법원의 판결은 앞으로 진행될 수 백건의 키코사태 관련 소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 및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공개변론이 진행된 3시간 동안 원고인 중소기업 측과 피고인 은행 측은 치열한 격론을 벌였다. 쟁점은 △은행이 계약 과정에서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를 다했는지 △키코 계약이 민법에서 규정하는 불공정한 법률 행위나 약관에 해당하는지 △기망 또는 착오를 이유로 키코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지할 수 있는지 등이다. 이날 법정에서는 2008년 이후 6년 간의 긴 싸움을 마무리 짓겠다는 양측의 의지가 더해져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원고 측 소송 대리인으로 나선 김용직 KCL 변호사는 “수 많은 중소기업이 재앙적 손실을 봤지만, 은행은 거액의 이익을 챙겼다”면서 “금융인 중에서도 키코가 불완전 매매됐다고 시인하는 이가 있는 만큼 은행도 이제 인정하고 (키코 사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이용해 값싼 풋옵션은 중소기업에 주는 반면, 가격이 높은 콜옵션은 은행들이 가져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피고 측 소송 대리인으로 나선 백창훈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중소기업들이 다수의 은행들과 키코 계약을 체결한 것을 근거 삼아 ‘기업인들이 투기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 변호사는 “기업들이 2007년부터 SC·씨티·우리·HSBC은행과 키코 거래를 했으나 타행에는 이 사실을 숨겼다”며 “모나미를 필두로 대다수 기업들이 선물환 등을 이용한 환투기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올렸고, 수출 물량의 200~700%를 오버헤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기 목적의 오버헤지는 은행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자기책임 원칙을 볼 때 (은행 책임이 없다는 판례는) 당연한 판결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해기업 측은 대법원이 은행의 손을 들어줄 경우 ‘제2의 키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권과 기업 간 소송은 과거에도 발생했었고,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큰 사안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키코 사태 판결이 중요한 판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근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만약 이번에 대법원이 은행의 편을 들어준다면 피해 기업인들의 실망감은 클 것”이라며 “키코 사태가 기업이 잘못한 것으로 판결될 경우 향후 10년 후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업인들이 겪는 피해는 지금보다 더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이임생은 울고, 홍명보는 정색…축구협회의 엉망진창(?) 민낯 [이슈크래커]
  • 드로그바·피구 vs 퍼디난드·비디치, '창과 방패'가 대결하면 누가 이길까요? [이슈크래커]
  • 민희진 측 "어도어 절충안? 말장난일 뿐…뉴진스와 갈라치기 하냐"
  • 혁신기업, 출발부터 규제 '핸디캡'...법·제도·정치 '첩첩산중' [규제 버퍼링에 울상짓는 혁신기업①]
  • 노다지 시장 찾아라…인도네시아 가는 K-제약·바이오
  • “좀비 등장에 도파민 폭발” 넷플릭스 세트장 방불…에버랜드는 지금 ‘블러드시티’[가보니]
  • “빈집 종목 노려라”…밸류업지수 역발상 투자전략 주목
  • 오늘의 상승종목

  • 09.2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4,734,000
    • -0.13%
    • 이더리움
    • 3,486,000
    • -1.19%
    • 비트코인 캐시
    • 461,500
    • +0.61%
    • 리플
    • 782
    • -0.51%
    • 솔라나
    • 200,400
    • +2.56%
    • 에이다
    • 508
    • +3.25%
    • 이오스
    • 702
    • +0.86%
    • 트론
    • 201
    • -0.99%
    • 스텔라루멘
    • 128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7,900
    • +3.74%
    • 체인링크
    • 16,430
    • +7.25%
    • 샌드박스
    • 371
    • -0.5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