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 어떻게 국민여동생에서 성인스타 됐나?[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3-07-19 09:25 수정 2013-07-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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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캐릭터로 성숙한 이미지 전환 성공

“(문)근영이가 정말 대견하게 잘 컸다. 아역배우로 출발해 정말 많이 힘들었을 텐데 잘 극복하고 성인 연기자로 성장했다.”

2009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장서희가 시상식장에 있던 문근영(26)을 보며 한 말이다. 아역 연기자로 연예계에 데뷔해 성인 연기자로 자리 잡는 과정이 너무 힘든 것을 장서희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기에 문근영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낸 것이다. 문근영은 21세라는 나이에 평생 한 번 받을까 말까 한 연기대상(2008 SBS 연기대상)을 최연소 수상할 정도로 대단히 성공한 연기자다. 또한 ‘국민 여동생’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창출하는 등 대중의 인기 또한 매우 높은 스타다.

문근영이 일군 연기자로서의 성공의 값진 의미는 두 가지다. 한 가지는 장서희의 말처럼 아역으로 출발해 성인 연기자로의 안착은 연기자로서 상상을 초월하는 어려움을 잘 극복한 노력의 의미 있는 성과물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아역 연기자나 어려서부터 노래를 한 연예인들은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가정에서의 사회화 훈련의 기회 부족으로 성격장애를 겪거나 자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는데 문근영은 이러한 부분을 잘 대처해 자연인 문근영으로서도 건강하게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어린 나이에 스타 대열에 합류했음에도 겸손과 성실의 자세를 잃지 않고 연기에 임하는 것은 값진 성공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세 때인 1997년 ‘TV는 사랑을 싣고’에 재연배우로 출연한 후 1999년 영화 ‘길 위에서’로 본격 데뷔했다. 그리고 2000년 방송된 ‘가을동화’는 문근영을 ‘국민 여동생’으로 그리고 아역 스타로 강렬하게 존재감을 심어줬다.

“눈이 참 맑고 착했다. 성실하고 열심히 하려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었다”고 ‘가을동화’의 윤석호 PD는 문근영에 대해 말했다. ‘가을동화’ 촬영장에서 만난 13세의 문근영은 “열심히 연기하고 싶다. 연기가 너무 좋다”며 해맑게 웃었다.

‘가을동화’로 아역스타로 부상한 뒤 드라마 ‘명성왕후’·‘아내’, 영화 ‘장화홍련’·‘어린신부’ 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하며 연기파 아역 스타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문근영이 아역 스타로서 명성이 쌓이고 인기가 높아질수록 어려움 또한 커졌다. 성인 연기자로의 전환이 힘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아역 연기자들이 대부분 성인 연기자로 전환할 때 실패하는 것은 아역 때 견고하게 구축된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서희는 “문근영은 아역배우 이미지를 벗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했을 것이다. 아역배우 출신 연기자들은 성인 연기를 할 때 작품선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등 연기자로서 극복할 것이 많다. 이 과정이 매우 고통스럽다. 문근영은 이 과정을 잘 이겨내고 연기력이 탄탄한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수많은 아역 스타들이 아역의 이미지를 벗지 못해 연예계를 떠나거나 이제은처럼 자극적인 노출 배역 등 충격요법을 사용한다. 안성기처럼 오랜 공백기를 가진 뒤 성인 연기자로 복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역 스타들이 성인 연기자로 가는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해 연예계를 떠나고 있다.

문근영은 ‘댄서의 순정’ ‘사랑따윈 필요없어’‘ 바람의 화원’ ‘신데렐라 언니’ ‘매리는 외박중’‘청담동 앨리스’‘불의 여신 정이’ 등 드라마와 영화를 선택하면서 한단계 한단계씩 캐릭터의 나이, 성숙도, 외형의 확장을 꾀했다. 그래서 시청자나 관객들도 작품을 통해 성장하는 문근영을 수용했고 이내 성인 문근영을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됐다. 가장 바람직한 성인 연기자로의 전환이다.

문근영은 초등학생 때부터 연기자로 활동했음에도 사생활을 철저히 관리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복지단체에 지속적으로 거액의 기부를 해 왔다. 뿐만 아니라 시골지역의 공부방 건립 기증, 해외 도서관 도서 기부 등 왕성한 기부활동으로 사회에 아름다운 영향력을 미쳐 대중의 찬사를 받고 있다.

물론 대학 진학을 둘러싸고 터져나온 논란과 비판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문근영은 대중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한편 성실한 대학생활로 ‘연예인은 유령 대학생’이라는 인식을 불식시켰다.

더 나아가 아역 때부터 스타로 부상했음에도 연기자로서 지녀야 할 연기력 향상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선후배, 스태프에 대한 예의를 갖춰 방송가와 영화계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가을동화’ 촬영 때 만난 문근영은 “김혜자 선생님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요즘 시청자와 만나는 MBC 월화사극 ‘불의 여신 정이’에서 유정(문근영)의 스승 문사승 역을 맡은 원로배우 변희봉은 “도자기는 타고난 사람이 해야 되는데 문근영은 연말에 전시를 해도 될 정도로 솜씨가 훌륭하다. 드라마 출연을 결정하고 공방을 찾아 도자기를 상당 기간 배우고 연습한 결과”라고 말했다. 어린 유정을 연기한 아역 진지희는 “도자기를 만들 때 언니(문근영)가 너무 열정적으로 임해 그 열정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연기자로서의 이 같은 자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문근영은 그의 바람처럼 김혜자 같은 연기자가 되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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