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블랙홀’인 중국의 왕성한 욕구에 힘입어 과거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원자재 관련 분야가 앞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2007년 경제성장률이 14.2%로 정점을 찍고나서 하락세를 타고 있지만 최근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분기 경제성장률은 7.5%로 전분기의 7.7%에서 하락해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또 이는 중국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인 7.5%와 같은 수치다. 만일 중국 성장률이 7.5% 밑으로 떨어진다면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고 WSJ는 전했다.
인도네시아 팜유 농장 주인인 마루리 시토루스는 “팜유 가격이 지난 1년간 하락하면서 지난 1년간 수입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중국의 수요 둔화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지난 11일 연설에서 “중국발 자원열풍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호주의 지난달 실업률은 5.7%로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소비 주도로 경제모델 전환을 꾀하고 있어 이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은 이득을 누릴 전망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소비 특수를 노리고 이달 1억6000만 달러(약 1800억원)를 들여 중국 베이징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고 WSJ는 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크롬과 망간 등의 중국 수요가 줄었으나 정부는 식품 수요가 늘면서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경기둔화 파장이 피부에 와닿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부분적으로 비행기와 컴퓨터 부품 등 첨단기술 제품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경기둔화가 더욱 심화하면 세계 경제는 출렁일 수 밖에 없다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모델 전환이 초기 단계에 있어 현재 투자 중심에서 소비로 의미있는 전환을 이루는데 최소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둔화에 중국 기업들이 감원 등 구조조정을 실시해 소비 위주로의 경제구조 전환 목표 달성이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7년의 6%에서 올해 13%로 커질 전망이어서 중국 경기둔화가 세계 전반에 뚜렷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WSJ는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