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충돌사고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자체의 문제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최근 보도했다.
슈피겔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의 사고는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독일 국적기인 루트프한자 조종사들의 경험담과 사례를 중심으로 샌프란시스코 공항 자체의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슈피겔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의 사고는 항상 시간 문제라고 지적하고 기술적인 문제로 착륙 안전 관련 일부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을 문제로 꼽았다.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당일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착륙유도장치를 비롯해 작동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착륙유도등과 접근등(approach lights) 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슈피겔은 설명했다.
정기적으로 샌프란시스코공항까지 운항하는 항공기 조종사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조종사는 “이들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사전 경고 등을 통해 공항에 가파른 각도로 접근하고 있던 아시아나 항공기의 착륙각도를 사전에 조절할 수 있었다”면서 “(사고 당시의) 상황을 감안할 때 아시아나 항공기의 피해는 좋았던 편”이라고 덧붙였다.
슈피겔은 독일 조종사들 내에서 특히 악명이 높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집중 진단했다.
이번처럼 착륙유도 관련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 외에도 샌프란시스코 공항측은 접근하는 항공기들에 급한 각도로 활주로에 접근하도록 요청하는 일이 잦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한 조종사는 “이로 인해 하강속도가 허용치까지 올라가거나 심지어 이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이 급경사 착륙을 유도하는 것은 소음이 주변 주택가로의 퍼지는 것을 막아보자는 조치일 것이라는 게 조종사들의 관측이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항공기들 사이의 착륙 간격이 지나치게 짧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3주전에는 루트프한자 항공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지 못한 예도 있었다고 슈피겔은 설명했다.
루프트한자 항공사의 통계를 보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의 착륙 실패율은 전체 국제공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루프트한자 측은 샌프란시스코행 항공기에 대해선 특별안전수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