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 구조조정 대상기업이 지난해 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올해는 D등급(퇴출기업)보다 C등급(워크아웃 기업)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9일 구미산업단지에서 열린 중소기업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채권은행들이 구조조정 대상기업 선정을 위한 2013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를 진행 중에 있다”며“올해 구조조정 기업은 전년에 비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대상기업 수는 2009년 79곳, 2010년 65곳, 2011년 32곳, 2012년 36곳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올해 대상기업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숫자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40여 곳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위험 정기평가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최 원장은 다만 “올해는 D등급보다 C등급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상당수의 대기업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고 취약업종의 실적 악화 및 경기 불확실성의 확대 등으로 부실 징후기업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긴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올해는 조선·건설·해운업뿐 아니라 철강·석유화학·시멘트까지 취약업종으로 선정해 평가대상 기업을 확대하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평가하도록 지도했다”며 “구조조정이 퇴출 보다는 기업을 살리는 수단으로 정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추진되고 협력업체의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며 “워크아웃 진행 기업의 정상화 계획 전까지 협력업체의 B2B 상환유예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또 이날 개성공단 재가동과 관련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개성공단 재가동에 따른 금융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입주기업들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등 금융권은 공단 폐쇄 이후 지난 5일까지 입주기업 85곳에 총 5696억원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기 추락 사고를 계기로 해외여행자보험에 대한 서비스도 신속하게 추진한다. 그는 “이번 사고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보험에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해외여행자보험에 대해 충분히 알고 가입할 수 있도록 금융소비자리포터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여행자보험 계약 건수는 124만건이며 보험료는 1052억원이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해외여장보험계약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최 원장은 중기인들과의 간담회에서 환율변동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중기인들은 금융권 갑을관계, 후순위채권 문제 등 다양한 애로사항을 쏟아냈다. 최 원장은 “비올 때 우산 빼앗지 말자라는 말은 금융권에서 가장 새겨들어야 한다”며 “과거 실적이 부진했어도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금융지원이 가능하도록 여러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장으로서 기업을 살리도록 노력하고 현장을 많이 방문해서 이야기 듣도록 하겠다”며 “제도개선이 가능한 사항에 대해서는 적극 검토해 빠른 시일 내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이후 대구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서민금융상담행사에 참석해 서민들의 금융애로사항을 청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