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삶을 빠른 속도로 변화시킨‘컴퓨터’의 역사와 그 발전에 재미를 더한 넥슨컴퓨터박물관이 국내 최초로 제주에서 7월 개관하기 때문이다.
제주시 노형동의 한적한 길가에 위치한 지상 3층 높이의 넥슨 컴퓨터박물관. 기대 반 설레 반으로 발을 들여놓은 순간 미소가 번졌다.
이젠 생소한 뒤태 뚱뚱한 모니터,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테트리스(1988)게임의 사운드는 빠른 속도로 처음 컴퓨터를 접했던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가게 했다.
이 박물관은 엔엑스씨(NXC)가 4년간 준비해 온 프로젝트로, 현재까지 투입된 비용만 150억원에 달한다.
지하 1층~지상 3층에 이르기까지 각 층의 콘셉트에 따라 30여년 역사를 지닌 컴퓨터와 게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아내고 있다.
1976년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수작업으로 제작한 200여대 가운데 하나로, 현재는 전 세계에 50여대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태.
애플 I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다보면 1층 자체가‘만약 내가 컴퓨터에 흐르는 데이터라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해 컴퓨터의 마더보드를 신체 사이즈로 전시장이 꾸며진 것을 알 수있다.
바닥에 그려진 선을 따라 입출력기기와 데이터 저장장치, 그래픽 카드, 사운드 카드, 네트워크 등 컴퓨터 주요 기능의 발전 과정을 발로 걸으며 체험하면 컴퓨터 본체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바닥에 적혀진 숫자를 따라가다 보면 ‘슈팅 게임의 역사’전시관이 보인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캐릭터인 ‘소니’와 모니터에 적힌 ‘라이온킹’을 보니 신기할 따름이다.
현실감이 넘쳐 터지는 비명 소리 때문에 더욱 시선을 끈다. 진짜 롤러코스터라도 탄 것 마냥 속이 울렁대 한동안은 자리를 뜰 수가 없게 만드는 게임이었다.
게임에 전혀 관심없는 사람이라면 2층에서 재미를 느낀 후 1층을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신도 모르게 게임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져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박물관은 수장고를 관람객들에게 개방해 관람객들이 기증도 받고 원하는 전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수장고 안쪽에는 3D 프린터를 통한 제품 제작과 구형 게임기 수리 작업을 앞에서 볼 수 있다.
또 추억의 ‘도스’화면과 ‘한메타자교사’앞에서 한참을 머물게 됐다. 초고속 인터넷이 없던 그 시절 타자가 빠르면 컴퓨터를 잘한다는 이상한 인식때문에 밤새 타자를 쳤던 순간도 떠올랐다.
3층에는 NCM랩 2.0이 눈에 띄는데, 과일이나 은박지, 연필심 등 전류가 통하는 일상소품을 이용해 마우스나 키보드로 사용하는 ‘마키마키(Makey Makey)’를 체험할 수 있다. 즉 마우스나 키보드 없이도 간단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관람객이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NCM랩은 워크샵과 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NXC 김정주 대표는 박물관 개관에 앞서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강력한 재미를 주는 것은 게임이다. 100년이 지나도 짜릿한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박물관 내부의 소스와 데이터들을 지속적으로 오픈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넥슨 컴퓨터박물관의 전시와 기획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