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너무나 흔하고 누구나 가지고 노는 것으로 생각하는 컴퓨터가 등장한지 30년이 넘었다. 박물관을 준비하다보니 5~10년만 늦었어도 그 당시 컴퓨터를 구할 수 없었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컴퓨터가 시작됐고 세상을 변화시켰는지 역사를 찾아보고자 한다”
엔엑스씨(NXC) 김정주 대표는 8일 제주 라온호텔에서 ‘넥슨컴퓨터박물관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해 넥슨컴퓨터박물관 설립의 취지를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은둔 경영자’로 통한 김정주 대표가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얼굴을 비춰 화제가 됐다. 김 대표는 “15년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쑥스러워 말을 할 수가 없다”고 인사말을 남기기도 했다.
‘컴퓨터가 여러분에게 무엇인가요?’라는 주제로 해답을 찾아나가는 영상으로 시작된 행사에서 김 대표는 “내게 컴퓨터는 모닝커피와 같다. 기호품이라고 하기보다 곁에 늘 있는 그런 존재다”며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는 시간과 노트북 버튼을 눌러 부팅 하는 시간이 비슷하더라”며 질문에 답을 남겼다.
이날 넥슨컴퓨터박물관의 최윤아 관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최 관장은 “역사적으로 모든 것의 시작은 인간이 있었고 인간 친화적으로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며 “이곳은 관람객들과 소통, 교감, 참여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확장되는 박물관이 되고자 한다. 과정중심의 박물관으로 변화 시키고자 한다”고 박물관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박물관의 설립 의지를 담고자 김 대표는 첫 번째 과제를 최장수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초기 버전 복원으로 잡았다. 1996년 4월 천리안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바람의나라는 누적 회원수 1800만명, 최고 동시접속자 수 13만 명을 기록, 2011년 최장수 온라인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온라인 게임이다.
NXC는 박물관을 통해 바람의 나라 복원 외에도 하드웨어와 디지털 콘텐츠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게임 산업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사람들이 재미를 찾는데 가장 강력하게 재미를 주는 것이 게임이기에 규모도 크고 어렵기도해서 의미있는 산업이다”며 “게임의 플랫폼이 바뀌고 게임 내용이 바뀌지만 사람이 재미를 느끼는 본질은 쉽게 바뀌지 않기에 100년이 지나도 짜릿한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물관은 컴퓨터의 역사를 기록하는 곳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자료를 모으고 있다. 더 의미있는 것을 모아서 기계를 직접 써보지는 않아도 사람들이 한번 와서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