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 풍부한 중국인들이 미국 주택시장에 물밀듯 밀려들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1년간 외국인들이 매입한 미국 주택 중 18%를 중국인이 차지했다고 CNN머니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월까지 외국인들이 매입한 미국 주택 규모는 682억 달러(약 78조5600억원)에 달한다.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미국 현지에서 크게 환영받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주택 가격도 후하게 치를 뿐만 아니라 대부분 현금으로 결제하기 때문.
NAR은 중국인의 미국 주택 구입 중간 가격이 42만5000달러로 외국인 평균 주택 매매가 27만6000달러를 크게 웃돌았을뿐 아니라 그 가운데 70%가 현금 결제였다고 밝혔다.
특히 캘리포니아주는 외국인 주택 구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인이었을 정도로 중국 열풍이 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소재 부동산 중개업체 콜드웰뱅커인터내셔널의 샐리 포스터 존스 에이전트는 “지난 1년간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고가 주택 10채를 중국인 고객에게 팔았다”면서 “중국인들은 LA 서쪽의 고가 부동산을 앞다퉈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은 수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나 최근 들어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면서 “중국인 고객 대부분이 부유한 기업 경영자나 부동산 재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부 고객은 자녀를 LA의 학교에 유학 보내면서 현지에서 자녀를 보려는 용도로 주택을 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약 10%에 이르는 경제 고성장을 달성했으며 현금이 풍족한 부자들은 미국의 부동산을 안전한 투자처로 여기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실리콘밸리는 애플과 구글 등 미국 주요 정보·기술(IT)기업 본사는 물론 스탠퍼드 등 명문대를 보유하고 있어 자녀 교육에 열심인 중국 부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콜드웰의 다른 에이전트인 릭 털레이는 “지난해 상하이에 사는 한 부부가 스탠퍼드에 재학 중인 딸을 위해 콘도를 샀다”면서 “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구글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중국인이 미국 정부의 EB-5 투자이민 프로그램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EB-5는 영주권을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는 비자형태로 이 비자를 획득하려면 최소 50만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거나 일자리 10개 이상이 보장되는 기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