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챔피언’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춘 우량기업을 일컫는 표현이다. 중소·중견기업 육성이 화두로 자리잡은 지금 국내에서는 히든챔피언의 본 고장인 독일의 기업문화를 배우자는 붐이 일고 있다. 기업의 전통성을 중시하고, 자국 내 근로자를 위하며, 기업의 세제 부담을 완화하고 있는 독일의 중소·중견시스템이 현재 우리가 찾고 있는 중견기업 육성 모델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내 중소·중견기업들도 유럽 제조산업의 중심인 독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주변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독일은 구매력이 높은 시장 중 한 곳이다.
한국의 히든챔피언을 꿈꾸는 ‘와이지원’과 ‘윈텍’은 과감하게 독일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와이지원은 절삭공구 분야에서 이미 세계 1위의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다, 또 윈텍은 차량 윈도 필름 제조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다.
◇와이지원, 공구의 나라 독일에서 1등 노린다
와이지원은 다방면으로 유명하다. 유럽 국가들이 장악한 절삭공구 시장에 겁 없이 도전장을 낸 곳으로 널리 알려졌다. 특히 워런 버핏에게 투자를 받은 이스라엘의 이스카그룹이 지분을 사들일 만큼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와이지원은 지난 2000년 독일에 첫발을 내딛었다. 미국, 일본, 중국과 함께 절삭공구 시장 규모가 큰 곳이라는 점이 진출 동기였다. 지난 1983년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 매출을 올린 이후 줄곧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왔던 와이지원에게 독일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었다.
처음 독일에 진출했을 당시에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독자적인 시장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지난 2011년부터 판매법인을 설립해 독자 브랜드사업을 진행했다.
와이지원이 50대50 규모로 절삭공구 ‘탭’을 제조하고 있는 슈마허(Schumacher)와 합작파트너를 맺은 것도 또다른 기회의 시작이었다. 와이지원은 엔드밀에 이어 새로운 분야인 탭 제품 생산을 시작했던 시기여서 슈마허의 현지 마케팅과 기술력이 와이지원의 탭 시장 확대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했다.
유윤균 와이지원 경영기획본부 부장은 “현지 인력과의 문화적 차이 등으로 법인설립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현지 인력의 확보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윈텍, 독일의 높은 구매력 겨냥… 트렌드 파악 주력
지난 2002년 설립된 윈텍은 지난 10년 동안 차량 윈도 필름 제조 기술력을 인정받은 전문업체다. 미국지사 설립(2004년) 이후 독일로 눈을 돌린 것도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목표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말 윈텍이 독일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점에는 유럽 시장이 미개척지나 다름 없었다. 그럼에도 독일을 과감하게 선택한 배경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독일의 주변국에 대한 지리적 장점이 컸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이 생소했던 윈텍은 현지 시장에서 비즈니스 경험이 있는 폴리텍(POLYTECH)과 연계 업무를 통해 현지화 안착을 시작했다. 독일 시장 진출 3년 만에 물류창고를 마련하고 고객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했다.
박경호 윈텍 차장은 “독일은 제품 하자로 인한 최종 소비자의 피해에 대한 많은 안전장치가 있다”며 “현재 윈텍은 품질 인증 획득을 진행 중이어서 취득을 마무리하면 더욱 활발한 영업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산업환경에 비해 독일 시장은 더 보수적이어서 판로 개척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렇지만 일단 확고한 영업 기반을 잡고 본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하면 더욱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독일 시장을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