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가치를 높여라]프리미엄·디자인·감성… 품질 이상 가치로 소비자 이끈다

입력 2013-07-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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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브랜드 성장 전략… 현대차 ‘모던 프리미엄’·기아차 ‘디자인 경영’ 등

▲현대자동차가 빗방울 감성을 강조한 쏘나타 광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금, 고객 만족을 위해서는 고객이 기대하는 이상의 감성적인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지난 2011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강조한 말이다. 정 부회장은 이러한 현대차의 전략을 ‘모던 프리미엄’이라고 지칭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는 고객들과 자동차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브랜드 전략 방향성을 아우르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으로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New Thinking, New Possiblity)’을 내세웠다. 모던 프리미엄은 ‘품질 대비 값싼 한국차’라는 이미지를 벗어내기 위한 새로운 고급차 브랜드 전략이었다.

2년여가 지난 지금, 현대차의 모던 프리미엄 전략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20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중형 고급차 부문 1위에 올랐다.

JD파워의 IQS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에서 차량을 구입한 고객이 233개 항목을 평가해 매기는 점수다. 이 조사는 미국 고객들이 신차를 구입할 때 중요하게 참고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제네시스에 이어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 재규어 XF, 렉서스 GS, BMW 5시리즈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차의 감성을 활용한 모던 프리미엄 전략은 최근의 광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비 오는 날엔 시동을 끄고 30초만 늦게 내려볼 것. 태양 아래서만 진가를 발휘하던 썬루프의 전혀 다른 매력을 발견할 테니.’

현대차의 쏘나타 광고 내레이션은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전의 자동차 광고들이 제품의 성능을 강조했다면 쏘나타 광고는 자동차의 감성을 이야기했다.

광고에서 자동차가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 대신 자동차 안에서 느낄 수 있는 빗소리, 물방울의 촉감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전략이 감성 품질로 연결된 것이다.

기아자동차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 방법은 디자인 경영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2006년 7월 BMW의 크리스 뱅글, 아우디의 월터 드 실바와 함께 유럽의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힌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다.

이후 ‘K시리즈’로 대표되는 기아차의 디자인은 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 유럽 전략 차종 벤가가 처음으로 세계 3대 디자인상인 ‘iF 디자인상’을 수상한 이후 2010년에는 K5와 스포티지R, 2011년에는 모닝이 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기아차의 프로씨드가 iF 디자인상에서 제품 디자인의 수송 디자인 분야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올해 초에는 세계적 권위의 ‘레드닷 디자인상’에서 프로씨드가 제품 디자인 부문 최우수상, 카렌스·씨드·씨드 SW(스포츠왜건)가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 업체가 동시에 4개 수상작을 배출한 것은 드문 경우다. 이번 수상으로 기아차는 제품 디자인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송세영 기아차 디자인 부문 이사는 “우리는 고유의 디자인 메타포(metaphor, 은유)를 유지하면서 각 차마다 적합한 특징을 부여해왔다”며 “앞으로 디자인 방향도 패밀리룩을 이어가면서 차종에 맞는 디자인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온스틸은 철강업계에서는 드물게 브랜드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은 지난 2011년 건자재용 컬러강판 ‘럭스틸’을 출시하면서 건설·설계회사로 영업을 확대한 B2D(Business to Designer) 전략을 택했다. 기존에 철강업계가 기업 간 거래인 B2B(Business to Busines)에 치중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무거운 철에 디자인 감성을 입혀 ‘철의 이미지’를 벗는 역발상이었다.

유니온스틸은 지난달 가전용 컬러강판 브랜드 ‘앱스틸’을 출시하면서 B2C(Business to consumer)로 영업 전략을 확대했다. 앱스틸은 ‘가전제품(Appliance)’과 ‘각종 장치(Application)’를 뜻하는 ‘앱(App)’에 철(Steel)을 결합한 단어다.

장세욱 사장은 “어려운 용어들을 수요자(소비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바꾸자는 취지”라며 “아웃도어 소재인 고어텍스가 널리 알려진 브랜드가 된 것처럼 컬러강판 브랜드도 널리 알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가전제품과 건축물에도 앱스틸, 럭스틸이란 브랜드가 표시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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