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발생한 태안 기름 유출사고 피해 주민들이 2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보상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충남 태안과 보령, 전북 군산시, 전남 영광군 등 3개도 11개 시·군 주민들로 구성된 ‘서해안 유류피해민 총연합회’는 이날 집회를 열고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 정부와 삼성중공업의 조속한 배·보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태안 앞바다에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오염사고가 발생한 지 6년째 접어들었지만 국제기금 측의 이의소송 등으로 피해배상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피해민들의 호소에도 가해기업 삼성은 법적 피해배상 절차와 책임제한 규정만 내세운 채 사회적·도덕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주민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생계가 위협을 받는 등 심각한 상황에도 정부는 가해기업에 대한 중재역할과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등 지원 대책 마련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등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국회 역시 지난해 태안유류특위에서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새롭게 구성된 특위에서는 반드시 가해기업인 삼성그룹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이끌어 내도록 분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합회는 △삼성 이건희 회장이 국민과 피해민에게 사과하고 정부의 특별 해양 환경 복원계획에 동참하며 △삼성은 전문연구기관에서 해양환경 피해와 관광피해 등을 반영해 산출한 규모 이상으로 피해지역 발전기금을 증액 출연하고 △국회는 즉시 특위를 가동해 삼성의 책임을 묻고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집회 후 삼성타운 주변을 시가행진한 뒤 이건희 회장과 정부, 국제기금을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