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가장 주목받는 화두는 ‘창조경제’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창조경제는 재화의 투입보다 분야 간 협력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실현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있더라도 미래 잠재적 가치가 큰 지식기반 분야에 투자하는 연구개발 생태계를 마련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농촌진흥청의 농업생명공학연구분야는 농업을 포함한 생명산업이 미래 창조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차세대 바이오그린 21사업’으로 명명되어 2020년까지 추진되는 이 연구개발사업은 생명공학기술분야의 실용적, 미래지향적 성과를 목표로 산·학·관·연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전문연구 현장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얻어진 최근의 몇 가지 성공적 사례는 농업이 미래 성장 산업임과 동시에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고추 탄저병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남아 지역에서 고추에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20~30%의 고추 농가가 1000억원 정도의 피해를 입고 있는 치명적인 병해다. 사업팀은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고추 탄저병에 저항성을 보이는 유전자원을 찾아내 세계 최초로 탄저병에 걸리지 않는 품종을 개발했다.
이 결과 1000억원 이상의 생산액 증가와 100억원 이상의 농약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또 레티놀이란 고부가 기능성 화장품 원료를 미생물을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개발로 연간 13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는 물론 여러 천연 소재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
또 다른 예는 감귤주스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을 이용해 생산한 바이오겔(Bio-gel)을 천연화장품으로 상품화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외화 획득은 물론 버려야하는 부산물을 귀중한 친환경 신소재로 탈바꿈시켰다.
이 같은 몇 가지 예들은 농업이 전문연구 현장과 결합해 이뤄낸 창조농업의 성과들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좀더 효율적인 현장 중심의 연구 성과를 이루어내고 창조경제에 필요한 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최근 기술융합형·지식기반형 창조농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 이를 통해 농축산업의 기술 경쟁력 확보는 물론 고용 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창조란 기존의 사고방식과 구조를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달성할 수 있는 도전적 과제이며 이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는 산업 간, 부처 간, 학문 간의 벽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농식품부, 농진청, 산림청, 민간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세계 종자시장 선점을 통한 글로벌 종자강국 실현을 위한 ‘골든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 사업이 대표적이다. ‘금보다 비싼 종자’를 로열티를 줄이고 더 나아가 종자를 하나의 농식품산업의 성장동력으로 만들어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여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앞으로 농업은 타 산업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발상의 전환을 불러일으키는 주된 분야가 될 것이며 농업생명공학이 그 편견을 깨는 견인차가 될 것이다. 농업생명공학기술의 발달은 21세기 인류의 공통적인 문제로 직면한 식량위기, 기후변화, 에너지 고갈, 환경문제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농업을 수많은 일자리를 제공하여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경제발전에도 기여하는 효자산업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농식품산업을 국가 미래 성장의 핵심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생명공학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농업생명공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건강과 풍요로운 미래를 책임지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