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국가정보원을 ‘국립정신병원’, ‘난독증’ 등의 표현으로 맹비판했다.
진 교수는 2일 자신의 트위터(@unheim)에 “안철수가 익명으로 트윗 팔로잉 하는 사람은 26명이다, 김호기, 공지영, 김용민, 김여진, 진중권, 주진우, 조국, 김제동, 오연호, 이재웅 나꼼수 등 면면이 친노종북일색이다 안 원장이 극비리에 관리하는 반국가 지하 비밀 결사체인 셈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방금 올린 글은 국정원 요원이 작년월에 올린 글이랍니다. 지금은 증거인멸하느라 삭제했다고…”라고 설명했다.
뉴스타파는 지난달 26일 국정원 직원의 트위터 계정 및 의심 계정 658개와 이들의 트윗 23만7494건을 공개했다. 이 트윗들에는 NLL과 관련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선동하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으며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비난하고 박근혜 후보를 찬양하는 내용이 많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대부분의 계정은 지난해 국정원 직원의 댓글 사건이 터진 직후 계정 자체가 삭제되거나 트윗을 중단했다.
진중권 교수는 이 트윗 중 하나를 전달한 것. 이어 “지금 문제가 된 ‘국정원’은 혹시 ‘국립정신병원’ 아닌가요?”라며 “저 분들, 제 정신이 아니거든요”라고 꼬집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에 대해서는 “남재준이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 회의록을 공개한다고 했죠? 정보기관이 비밀정보를 누설하는 것이 ‘명예’라니, 한 마디로 봉숭아학당 맹구 같은 소리죠. 결국 WJ에서 한국에선 정보기관이 ‘누설자’ 역을 한다고 비아냥을 듣고 말았죠”라고 트윗했다.
또 “(국정원과, 회의록 공개를 지시 또는 허락한 박근혜 대통령 등)의 인식의 바탕에는 ‘난독증’이 깔려 있습니다. 즉 ‘회의록에는 정말 NLL 포기 발언이 들어 있고, 그래서 국가의 안보를 위해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거죠. 다시 말하면 나름 자신이 있었다는 얘깁니다”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교수는 “하지만 정상적 독해력을 갖고는 절대로 그런 판단을 내릴 수가 없지요. 회의록 어디에도 NLL 포기 발언은 없습니다. 고등학교만 나왔어도, 회의록 까면 역풍이 불 거라는 판단 정도는 했겠죠. 그런데 이 분들, 난독증이 생각보다 심했던 모양입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가장 황당한 것은, 세상에, 일국의 정보기관의 장이 자신이 가진 ‘정보’의 성격에 대해서 기초적 판단도 못했다는 거죠. 결국 회의록 열자 국민의 54%가 황당해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게 대한민국 국정원과 청와대의 수준입니다”라며 “한 마디로 텍스트 요약조차 못하는 난독증에 정보공개의 효과에 대한 기초적 판단능력의 결여…이 두 가지가 합쳐져 발생한 게 청와대-국정원 합작의 회의록 공개 해프닝인 것이죠. ps. 레이디 가카도 회의록 읽어봤을 거라 봅니다”라고 논평했다.
진중권 교수는 “물론 남재준은 청와대에서 시켜서 했을 겁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 공개를 결정했을 때, 정보의 성격이나 공개의 효과에 대한 판단은 국정원이 했겠지요. 한 마디로 국정원과 청와대가 머리가 모자라다는 얘기. 이제 남재준의 미친 짓이 이해가 되시죠?”라며 “어휴, 저 머리들을 가지고 국가의 안보를 지키겠다니… 청와대 홈피 방어나 잘 하셔”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하나의 가설은, 그 정도면 관제언론들을 총동원해 한번 대국민 사기를 쳐볼 만하다고 판단했던 것이겠죠. 그러나 사기를 치려면, 문건을 공개하면 안 되죠. 문건 까놓고서 무슨 사기를 칩니까”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