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동남아시아에서 격전을 치른다. 양측 모두 베트남을 전략적 생산거점으로 삼았고, 세계 3대 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 휴대폰 시장을 두고 치열한 한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LG전자는 베트남에 최근 잇따라 추가 투자를 발표하는 등 현지 전략거점화를 본격 추진 중이다.
지난달 20일 삼성은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인 베트남에 10억 달러(1조1500억원)를 추가 투자키로 했다. 북부 박닝성에 공단부지 50헥타르를 추가로 확보한 것. 베트남 정부 역시 삼성의 추가 투자에 화답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혜택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박닝성 공단은 종전 15억 달러 투자를 포함해 총 25억 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여기에 기존 타이응웬성 공장 투자를 합하면 삼성전자의 베트남 총 투자액은 45억 달러(5조1500억 원)에 달한다. 두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4년께는 약 2억4000만대 규모의 현지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은 지난해 한국과 베트남, 중국 등 전 세계 8개 공장에서 약 4억대의 휴대폰을 생산했다.
LG전자 역시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총 15억 달러 규모의 투자인가를 받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LG전자는 하이퐁 시내 짱두에(Trang Due) 산업공단에 3억 달러를 투자, 에어컨과 LCD TV, 휴대폰, 세탁기 등을 생산한다. 이어 10년 안에 투자규모를 15억 달러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이퐁 시는 LG전자 측에 총 15억 달러 규모의 투자집행 일정 단축과 제품생산의 현지화 비율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역시 삼성전자와 동일하게 베트남을 주요 생산거점으로 삼고,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판매 역시 신흥시장인 동남아시아를 겨냥 중이다.
LG전자는 지난달 30일 마카오에서 ‘옵티머스G 프로’ 아시아 출시 행사를 열었다. 회사 측은 오는 7월 말까지 대만과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잇따라 옵티머스G 프로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과 LG가 각각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2008년 리먼쇼크 이후 잠잠했던 신흥국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최근 지난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시장이 됐다고 발표했다. 1분기 인도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0만대보다 163.2% 성장했다. 이는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연간 성장률(39.1%)의 4배를 넘는 수치다. 중국(86%)과 일본(24%), 미국(19%)의 연간 성장률보다도 높은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에 국내 대표 전자업체들이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는 이유는 세제 혜택 등 기업에게 다양한 이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