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누명을 쓰고 14년간 감옥에서 지내며 복수의 화신이 된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이야기를 그린 ‘몬테크리스토’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애절한 선율이 일품인 작품이다. ‘몬테크리스토’의 음악적 완성도는 뮤지컬 OST 음반 종합 판매 1위라는 영광으로 이어졌다. 또 초연 유료객석점유율이 85%라는 기록으로 단번에 뮤지컬계의 시선을 끌었다. 이듬해엔 유료객석점유율 90%라는 기록을 세우는 등 관객의 호응을 이끌며 전국 10개 투어를 이어나갔다.
‘모차르트’의 기록도 만만치 않다. 기획대관 선정작으로 선보일 당시 3000석이 매진되면서 2010년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의 골든티켓어워즈에서 다시 보고 싶은 작품 1위에 올랐다. 이어 2011년에는 일간지 한겨레신문(12월 23일자)의 ‘올해 최고의 뮤지컬’ 1위를 수상했다.
EMK뮤지컬컴퍼니의 흥행 기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엘리자벳’이다.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만든 ‘엘리자벳’은 유럽 전역에서 성공을 기록했고 ‘모차르트’, ‘레베카’, ‘더 라스트키스-루돌프’ 등 오스트리아 뮤지컬 제작의 첫 발판이 된 뮤지컬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12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초연, 15만 관객을 동원하며 예사롭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2~4월 인터파크 예매 순위 1위를 연속해서 차지했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제공하는 1분기 판매 1위(인터파크-티켓링크-제휴기업 통합)를 기록했다. 압도적 흥행성적은 제6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배우 옥주현의 여우주연상, 박은태의 남우조연상 등 8개 부문 최다 수상작으로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이어 같은 해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는 남녀 주연상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초까지 걸출한 작품이 이어졌다. 지난 1월 12일~3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초연된 ‘레베카’는 대프니 듀 모리의 소설이 원작이며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인터파크 예매순위 1위를 차지했고 객석점유율이 85%나 됐다. ‘레베카’는 평균 라이선스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70%를 훨씬 웃도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EMK뮤지컬컴퍼니의 흥행 역사를 새로 썼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는 여우조연상, 연출상, 무대상, 조명상, 음향상 등 5관왕의 쾌거를 이뤘다. ‘레베카’는 기존 라이선스 뮤지컬과는 달리 음악과 대본을 제외한 모든 공연을 한국 제작팀이 구성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EMK뮤지컬컴퍼니는 오는 7월 ‘엘리자벳’, 9월 ‘노트르담 드 파리’를 준비 중이며 오는 2014년에는 ‘태양왕’, ‘모차르트’, ‘레베카’, ‘마리앙투아네트’로 흥행을 이어갈 예정이다.
EMK뮤지컬컴퍼니는 브로드웨이(미국), 웨스트엔드(영국)의 영미권 뮤지컬이 주를 이루던 국내시장에 ‘햄릿’, ‘드라큘라’ 등 체코 뮤지컬을 소개하며 동유럽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뮤지컬뿐 아니라 순수 연극의 제작ㆍ공연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국내 대표 콘텐츠 제작사로 성장하고 있다.
[연예산업 파워를 찾아서 ⑩EMK뮤지컬컴퍼니]엄홍현 대표“1년에 20만명 내 작품에 울고 웃어… 그걸 보는 게 최고의 행복”
지난 5월 21일 오후 만난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에게 뮤지컬 제작을왜 하느냐고 물었을 때 그의 답이다. 그는 어떤 질문을 해도 스스럼없이 답했다.
거침없는 엄 대표는 “우리가 뮤지컬계 1위 기획사인데 제일 먼저 다루지 않았느냐”고 되레 물었다. (본지 기획시리즈인 ‘연예산업 파워를 찾아라’에서 이미 1회 엠뮤지컬아트, 2회 설앤컴퍼니를 다룬 바 있다.) 이런 대찬 성격이 뮤지컬기획사 대표로서는 보기 드문, 곱지 않게 보는 시선까지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따가운 시선도 경험했다는 그에게 그만두고 싶은 때가 있었느냐고 묻자 그는 “아직은 아니다. 돈도 많이 벌지 못했다. 돈 벌려고 했다면 이 일 안 했지만…. (웃음) 이것은 확신한다”며 “(비용의) 여유로움 속에서 제작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10년은 걸릴 것이다. 당장 해결할 수 없다. 그게 힘들다”고 답했다. 제작비용의 증가와 관객들의 관람료 상승에 대한 반대 등의 압박에 제작자로서 쉽지만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안팎의 견제를 이기는 데 힘이 되는 것은 사람이라고 했다. 엄 대표는 직원들에게 “항상 친구처럼 대하라”고 한다. 뮤지컬을 제작하고 성공하는 모든 게 사람에게 달렸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행복이라는 엄 대표의 10년 후를 묻자 그는 “10년 후에는 프로듀서라는 사람이 누가 더 나올지 모르겠지만, 능력 있는 프로듀서가 나왔으면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곁에 사람을 많이 둔 프로듀서가 나오길 기대한다. 인적으로 성공했다는 그런 프로듀서가 나왔으면 한다. 그 사람이 나였으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