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의 악재로 외국인이 14일 연속 ‘셀 코리아’를 이어가며 시가총액이 115조원 증발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투매를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 5일 1138조9278억원이었던 유가증권시장 시총은 26일 1036조5628억원으로 8.99% 감소했다. 12거래일 만에 시총이 102조365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시총은 124조391억원에서 111조4374억원으로 12조617억원(10.16%)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시총을 합쳐 12거래일만에 114조9667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본격화한 이후 감소한 시총 규모는 유가증권시장 규모 2∼5위인 현대차·포스코·현대모비스·기아차의 최근 시총을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
외국인은 이달 7일부터 26일까지 14거래일 연속으로 5조77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번 연속 순매도는 작년 5월2일~25일(18거래일) 이후 최장 기간이다. 하지만 당시 순매도 규모는 3조9714억원으로 지금보다 2조원 가까이 적었다.
외국인은 이달들어 보유주식 가운데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2조8754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외국인 보유율이 지난달 말 49.23%에서 26일 47.83%로 낮아졌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밀린 삼성전자 주가는 18.01% 하락했다.
다음으로 외국인은 현대모비스(2756억원), NHN(1771억원), 이마트(1635억원), KT(1610억원)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추가로 1∼2조원을 더 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중단 당시인 2011년 7월에도 외국인 매도 물량이 6조2000억원가량 나왔기 때문이다. 유럽판 양적완화 조치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가 종료된 작년 말에는 외국인이 6조3000억원을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