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비상경영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26일 비자금을 조성해 운영하면서 수천억원 대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탈세를저지른 혐의 등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25일 검찰은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17시간에 걸친 강도높은 조사를 마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회장은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국내외 차명계좌와 해외 법인, 페이퍼컴퍼니 등을 이용해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510억여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또 계열사와 해외 법인간 거래를 과다 계상하는 수법으로 회사 돈 60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일본 도쿄의 빌딩 2채를 차명으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CJ일본 법인 건물을 담보로 제공해 회사 측에 350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전반적인 혐의 사실을 인정했고 탈세나 횡령, 배임 액수가 큰 점을 고려해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회장은 전날 검찰조사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한 탈세나 횡령 등에 대해 임직원으로부터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며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에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또 이재현 회장의 빈자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그룹 측은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할지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일단은 실질적으로 구속이 되려면 시간이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 E&M 총괄 부회장, 외삼촌인 손경식그룹 공동 대표이사 회장, 이관훈 지주회사 대표 등으로 구성된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CJ 수뇌부는 6월 초부터 지주회사, 경영연구소,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사 플랜팀을 2개조로 나눠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뇌부는 또 검찰로부터 이 회장의 소환 통보가 온 지난 22일부터 비상체제를 가동, 이관훈 대표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면서 대응 전략을 논의해 왔다. 이 회의에는 손 회장도 배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