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원이 해외 동성애 부부의 러시아 어린이 입양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ABC뉴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하원은 11일 미성년자에 대한 비전통적인 성향의 동성애 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동성애자의 활동을 제한한다는 논란이 커졌다.
러시아 하원은 이날 동성애를 합법화한 국가의 동성애 부부 또는 미혼 동성애자의 러시아 어린이 입양을 금지하는 법안에 대해 반대표 없이 찬성 433표로 통과시켰다.
법안 발의자인 옐레나 미쥴리나 의원은 “이 법안에서 입양은 사실상 ‘비전통적인’성(性)향을 가진 외국인들에게 더이상 러시아 아이들을 입양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 법안에 대해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4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마치고 해외 동성애 부부 입양 금지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바로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세르게이 젤레즈냐크 러시아 하원 대변인은 “아이들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어야 한다”며“동성애 부부 밑에서 자라면 자칫 현실과 다른 왜곡된 세계관을 갖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 보수주의 성격이 강한 미국과 유럽에서 동성애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프랑스가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면서 동성결혼을 법제화한 국가는 14개로 늘었다. 영국과 독일 핀란드도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미국도 뉴욕을 비롯한 일부 주(州)에서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했다.
한편 이날 2차 심의를 통과한 법안은 오는 21일 3차 심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러시아 국영통신 리아노보스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