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비리와 역량 부족으로 작년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공공기관장이 96개 기관 가운데 18명(18.75%)이나 됐다. 2011년에는 8명이었다.
원자력안전 규제 전문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박윤원 원장과 김현태 석탄공사 사장은 해임 건의 대상으로 분류됐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오후 세종정부청사에서 이석준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111개 공공기관, 6개월 이상 근무한 96명의 기관장에 대한 '201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확정했다.
이번 기관장, 기관, 감사 평가에서는 최고인 S등급이 없었다.
우선 기관장 평가에서는 A등급이 15명(15.6%), B등급 33명(34.4%), C등급 30명(31.3%), D등급 16명(16.6%), E등급 2명(2.1%)이었다.
해임건의 대상인 E등급 기관장은 2011년과 숫자가 같았으나 경고조치 대상인 D등급은 6명에서 2.5배 급증했다.
이 차관은 "투명·윤리 경영과 관련해 납품·채용비리 등에 대한 기관장의 책임을 엄격히 평가하고 기관의 현안 과제와 중장기 발전을 위한 전략사업 추진에 있어서 기관장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정부기관장 73명 가운데 유일하게 E등급을 맞은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박 원장은 잇따른 원전안전 사고핵심현안인 국내 원자력 신뢰회복보다 해외 원자력안전규제 지원 사업을 통한 수입증대에 주력하고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중립적인 감독활동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석탄공사 김 사장은 공사의 과다부채 상황에도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은 점과 가스안전사고의 책임 등이 해임건의 사유가 됐다.
D등급을 받은 기관장에는 원전 사고와 관련해 각종 추문이 불거진 한국수력원자력, 여수광양항만공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등도 있다.
A등급 기관장은 도로공사, 토지주택공사, 수자원공사, 무역투자진흥공사,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등 15명이다.
111개 기관평가에서는 A등급 16곳(14.4%), B등급 40곳(36%), C등급 39곳(35.1%), D등급 9곳(8.1%), E등급 7곳(6.3%) 등이다.
E등급이 전년도 1곳에서 크게 늘었다. 영업실적 부진, 수익성 악화 등에 따른 계량지표 득점률이 낮아지고 일부 에너지관련 공기업의 해외 투자사업 실적이 부진해서다.
만년적자 상태의 석탄공사, 자원개발 사업이 부진했던 광물자원공사와 석유공사, 면세점 매출부진에 시달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임원진흥원, 해양수산연수원, 우편사업진흥원 등이 최하등급에 속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용산개발사업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될 한국철도공사와 4대강 사업 부실논란에 휩싸였던 수자원공사는 기관평가에서 나란히 B등급을, 기관장 평가에서는 B와 A등급을 받아 뒷말을 낳았다.
잇단 원전 사고로 각종 비리 등 추문이 끊이지 않았던 한국수력원자력은 두 평가에서 모두 D등급으로 평가돼 '망신살'이 뻗쳤다.
감사직에 대한 평가에서는 한국환경공단이 최저인 E등급을 기록했다. 국민연금공단과 농어촌공사의 감사는 2년째 D등급이다.
등급 A~C를 받은 기관은 평가 결과에 따라 월 기본급 0~300%의 성과급(경영평가급)이 차등 지급된다. D나 E등급을 받은 기관, 기관장, 감사에는 성과급이 원칙적으로 지급되지 않는다.
기재부는 이번 경영평가 결과를 국회와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경영컨설팅 등으로 우수사례를 전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