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가가 동아그룹 지주사 전환의 복병이 되고 있다. 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대주주는 자회사에 주식을 주고 지주사 주식을 받아 기업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지주사의 주가가 높아져 지분율을 높이는데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전일 대비 0.79% 상승한 12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자회사인 동아에스티 주가는 12만3500원으로 2.37% 하락했다.
이로써 동아제약은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분할 상장 이후 21.53% 올랐지만 동아에스티는 16.83% 하락했다.
보통 상장사가 지주사 전환을 위해 회사를 분할 상장하면 주력 사업을 지닌 자회사의 주가가 지주사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
두 회사도 분할 상장 당시 동아쏘시오홀딩스가 10만4500원, 동아에스티는 14만8500원으로 자회사 주가가 4만4000원 비쌌다. 하지만 격차가 점차 축소돼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가가 지난 4월 재상장 이후 처음으로 동아에스티보다 높아졌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보유한 박카스 사업이 안정적 수익원으로서 가치가 부각된 반면, 동아에스티는 약값 인하와 리베이트 소송 여파로 주가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아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주가가 높아져 대주주의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5% 안팎으로 외부 세력에 의한 인수합병(M&A)에 취약한 구조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 회장은 지주사 전환을 결정하고 4남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증여해 ‘3세 경영’ 체제를 열었다.
현재 강 사장은 현재 동아에스티와 동아쏘시오홀딩스 주식을 각각 5.54%씩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주사와 자회사의 주가가 역전돼 지분율을 높이는 데 불리하게 전개되자 강정석 사장은 회사 분할 이후 단 한 차례도 주식교환을 단행하지 않았다.
한편 법적인 지주사 요건을 갖추려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5년까지 동아에스티 지분을 20%까지 늘려야 한다. 현재 홀딩스의 자회사 지분은 6.99%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