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얼떨결에 ‘10%룰’을 깼다. 만도의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이 의도치 않게 10%를 넘긴 것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국민연금에 따르면 만도의 지분율은 기존 9.89%에서 10.01%(3일기준)로 높아졌다. 국민연금이 단일 상장사에 대해 1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4년여만의 일이다.
국민연금이 들고 있는 만도 주식수는 180만1294주로 동일하다. 그러나 만도가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지분율이 높아졌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없애버리는 것을 말한다. 지분율 계산의 ‘분모’가 작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값’이 커지게 된 것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론적으로는 ‘10%룰’은 깨졌다. '10%룰'은 특정 기업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기관이나 개인이 단 한 주라도 추가로 매수·매도할 때 해당 내역을 거래일로부터 5일 안에 공시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다.
포트폴리오가 노출돼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민연금은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지난 2009년 2월 이후부터 종목 지분율을 10% 미만에서 관리해 왔다.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10%룰’ 완화가 결정됐지만 아직까지 시행령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만도 자사주 소각으로 의도치 않게 지분율이 올라갔다”며 “대책 마련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