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동양피엔에프는 조좌진·최정섭 각자 대표체제에서 이계안·최정섭 각자 대표체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경영관리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전문 경영인을 도입했다”며 “중장기 성장을 위한 책임경영체제 강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새로운 도전이 주목을 받은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현대자동차 사장에서 현대카드로 옮겼을 때, 그리고 제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 등 그는 언제나 화제를 몰고다녔다.
그런 그가 이번에 중소기업의 대표가 됐다. 이 대표는 “아주 특별한 인연으로 코스닥 상장회사인 동양피엔에프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다”며 “동양피엔에프는 조좌진 이사가 1996년 창업했고, 분체 공학을 기초로 엔지니어링, 제작, 시운전 등 소재 가공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창업자이자 대표이사 회장인 조좌진 이사가 일신 상의 사정으로 자신을 대신해 회사 경영을 맡을 사람을 찾았고, 제가 그 자리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임직원들에게 “조좌진 이사와 힘을 합쳐 ‘현장에서 일자리, 그것도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자’고 마음을 모았다”며 “현대 경영의 특징처럼 개개인이 인간성을 잃은 톱니바퀴의 톱니처럼 여겨진다 해도, 여러분이 상상하고 도전한다면 그저 좀 큰 톱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톱니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가 회사 경영에 돌아온 것은 2003년 이후 10년 만이다. 사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경영 공백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회사 측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동양피엔에프 관계자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단계에 있는 동양피엔에프는 이 대표처럼 관록을 갖춘 인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999~2001년 현대자동차 대표를 지냈고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대표를 역임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제조업과 금융 부문을 두루 경험한 흔치 않은 전문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동양피엔에프 대표 임기는 3년.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종 중 하나인 중소기업으로 복귀해 주목받고 있지만 그가 임기를 채울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 전 의원이 아직 민주당 당원직을 유지하고 있고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민주당 예비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에는 상장사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면서도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에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