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소방관이 자신의 생일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 등은 이 여성이 상관의 술자리 강요에 괴로워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전 동부소방서 소속 A(26) 소방사는 27일 오후 6시42분쯤 대전 대덕구 법동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신고한 주민은 “20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복도를 서성거리던 사람이 갑자기 뛰어내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소방사가 이 아파트 20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계단에서는 A 소방사의 가방과 신발 등이 놓여 있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소방사는 전날 야간 근무를 마치고 사고 당일 오전 9시께 퇴근했다. 같은 날 오후 6시부터 다시 야간근무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출근하지 않았다. 특히 그는 이날 낮 친구들과 만나 생일 파티를 하기로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A 소방사는 2010년 12월 임용돼 대전 대덕구의 한 119 안전센터에서 화재 진압 업무를 맡았다.
경찰은 A 소방사의 이날 행적을 추적하는 한편 유족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일부 유족들은 A 소방사에게 같은 소방서 소속 상관 한 명이 술자리를 강요했다는 말을 A 소방사의 동료에게서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에 따르면 문제의 상관은 지난 2월부터 A 소방사에게 술자리 모임에 참석할 것을 요구했고, A 소방사는 지난 3개월간 수 차례에 걸쳐 술자리에 참석했다. 이 상관은 근무시간에도 A 소방사의 손을 억지로 잡으며 옆자리에 앉혀놓고 술자리를 만들라고 재촉했으며, A씨에게 “너희들 월급이 왜 이렇게 많은 줄 아느냐. 80~90%는 선배에 대한 접대비로 사용하라고 많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A 소방사는 평소에도 직장에서 그를 피해 다녔고, 사망 직전에는 술자리를 거부해 “시말서를 작성하라”는 말도 들었다.
그러나 상관은 “그런 적이 전혀 없다”고 유족들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상관과 A씨가 함께 근무했던 소방서 관계자는 “같은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한두 번 정도 술자리를 같이 했을 뿐 상관이 술자리 모임을 강요한 적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평소 성격이 활달한 A 소방사의 죽음에 의심을 품은 유족들은 문상 온 직장 동료로부터 투신 경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술자리 강권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소방사는 2010년 12월 임용돼 대전 대덕구의 한 119안전센터에서 화재 진압 업무를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