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의 유럽경제 낙관론이 도마 위에 올랐다.
블랭크페인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독일 유력 주간지 벨트암존탁(Welt am Sonntag)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경제의 위기는 지난해부터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며 “미국인들이 경제회복을 위한 유럽 국가들의 의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유럽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그의 믿음만큼 유럽 경제의 현실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21일 CNN머니는 분석했다. 실제로 유럽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유로존 회원 17국의 주요 경제 지표는 서로 엇갈리는 결과를 보여 부실한 유럽의 경제 구조를 반증하고 있다.
환율은 그 어느 때 보다 불안하고 주요국의 실업률은 치솟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유로존의 실업률은 지난해 11.4%에서 올들어 12.3%로 올랐다.
유로존의 문제아로 꼽히는 그리스와 스페인의 실업률은 27%대에 달한다. 소시에떼제네랄(SG)은 스페인 실업률이 2015년에는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적도 좋지 않다. 유로존의 GDP는 2011년에는 1.4% 성장했으나 지난해 0.6% 위축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더 위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채 비율도 치솟고 있다. 프랑스는 2008년 GDP 대비 62%였던 부채비율은 현재 92%에 달하고 있다. 중채무국으로 분류되는 ‘4인방’인 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의 부채 비율은 100%를 넘어선 지 오래다.
중채무국의 국채금리가 낮아지면서 경기 회복의 신호가 보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주요 정책기구들이 경제를 살리기 위한 행보에 나서면서 낙관론을 키우고 있지만 블랭크페인 CEO를 비롯한 낙관론자들은 여기에 속고 있다고 CNN는 분석했다.
아테네대학의 야니스 바루파키스 경제학과 교수는 “유로존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은 정당성이 부족하다”며 “유로존은 점점 분열의 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 대한 낙관론이 ‘환상’이라면서 세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먼저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큰 만큼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모험을 하기 때문에 고위험군인 이탈리아나 스페인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둘째로 그리스가 유로존 퇴출 위기를 넘겼지만 이는 오히려 유로존의 붕괴 위험을 키우는 것이라고 바루파키스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경기부양정책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ECB는 드라기 총재가 밝힌 ‘전면적 통화 거래(OMT·무제한 국채매입)’는 아직 시행되지 않았지만 시행된다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바루파키스 교수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