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기생충 감염자가 약 1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은 제8차 전국 장내기생충 감염실태조사(2012)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전체 장내기생충 감염 추정 양성자 수가 약 130만명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2004년 7차 조사(180만명)보다 50만명 줄어든 수치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말라리아기생충과 이원자 과장은 “7차 조사 때보다 조금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8년이라는 시간 차이가 커서 감소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기생충 감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간흡충 역시 줄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1차조사(1971년)에서 6차조사(1997년)까지 5년 간격으로 조사를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실시된 제8차 조사는 2004년 이후 8년만이다.
조사 간격이 길어진 것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등에 예산이 투입되는 바람에 우선순위에서 밀려 예산 확보를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원자 과장은 “모든 기생충을 통틀어 봤을 때 감소된 것이고 간흡충 감염 비율은 여전히 높다”면서 “5년 단위로 전국조사를 하고 증상이 없는 기생충 감염에 대한 진단 검사를 비롯해 대국민 홍보를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8차 조사는 전국 602개 구역 9000가구 약 2만4000명을 대상자로 선정해 대변검사와 식생활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장내기생충 11종 중 간흡충의 감염율이 1.9%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그 다음이 편충알(0.41%)과 요코가와흡충(0.26%)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간흡충 감염률은 지난 2004년의 2.4%보다는 낮아졌으나 여전히 아시아 최고 수준이었다.
간흡충 감염은 간암의 원인이 되므로 대변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면 즉시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16개 시도 중 장내기생충 감염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8.54%)이었고 △전남(7.56%) △경남(6.98%) △광주(5.86%) 등도 높은 편이었다.
경북과 전남은 장내기생충의 숙주인 민물고기가 풍부하게 서식하는 낙동강과 영산강을 끼고 있어 감염률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강원도의 장내기생충 감염률은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0.0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