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수입차 하면 모두 비쌀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괜찮았다”며 “오랜 역사와 함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모델이어서 구입을 망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제 ‘수입차는 비싸다’는 생각은 버려도 된다. 2000만~3000만원대의 수입차가 국내에 속속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고 있다.
최근 출시된 차로는 폭스바겐의 소형 해치백 ‘폴로’가 있다. 특히 폴로는 국내 완성차 업계를 잔뜩 긴장시켰다. 가격이 2490만원으로 책정돼 국내 준중형차 시장까지 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준중형차와 해치백은 세그먼트는 다르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가격을 중시하는 경향을 고려하면 소비자군이 겹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폴로뿐만이 아니다. 피아트의 ‘친퀘첸토(500)’, 토요타의 ‘라브(RAV)4’, 볼보의 ‘V40’, 포드의 ‘포커스 디젤’ 등이 2000만~3000만원대의 가격으로 올해 국내 출시됐다. 기존 모델로는 혼다의 ‘시빅’·‘어코드’, 닛산의 ‘큐브’·‘알티마’, 토요타의 ‘코롤라’·‘캠리’, 시트로엥의 ‘DS3’, 폭스바겐의 ‘골프’ 등이 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4000만원 이하 수입차의 판매 비율은 21.1%로 전체 수입차 판매의 5분의 1을 차지했다. 소형·중형차 시장에서 이제 국내 업체들이 수입차와의 정면 경쟁이 불가피해진 상황으로 풀이된다.
수입차의 구입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매장을 찾는 고객들 중에는 젊은 사업자들이 눈에 띈다”며 “이들 중에는 현금으로 계산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수입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중고 수입차 시장에서도 저가 제품의 인기가 커지고 있다. SK엔카에 따르면 5월 20일 기준 중고차 매물은 1000만~2000만원대가 29.8%로 가장 많았다. 2위는 2000만~3000만원대(27.9%)였으며 3000~4000만원대는 16.5%를 기록했다.
가장 인기 있는 중고차 매물은 2000만~3000만원대에서 1000만~2000만원대로 이동했다. 수입차의 인기 차종이 새차와 중고차 모두 1000만~3000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한 것이다.
차량별로는 1000만~2000만원대 가격의 중고 수입차는 BMW의 ‘뉴3시리즈’가 901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크라이슬러의 ‘300C’ 882대, 폭스바겐 ‘뉴파사트’ 858대, BMW ‘뉴5시리즈’ 698대, 아우디 ‘뉴A4’ 682대 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새차와 중고차 모두 예전보다 선호하는 가격대가 10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 정도로 낮아졌다”며 “그러나 독일차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은 예전과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