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문분석업체 헐버트파이낸셜다이제스트는 200여명의 월가 펀드매니저 가운데 지난해 4월 30일 기준 이전 10년간 투자수익률이 미국증시 종합지수인 월셔5000지수를 능가한 51명을 추려냈다.
이후 1년간 이들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불과 22%인 11명만이 지금도 윌셔지수보다 앞서는 수익률을 보였으며, 평균적으로 이들 51명의 수익률은 월셔지수 상승률보다 6.2%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아무리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나 투자자라도 미래의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테런스 오딘 UC버클리대 금융학 교수는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사람이 아니라 슈퍼컴퓨터와 경쟁한다”면서 “개인투자자는 슈퍼컴퓨터에게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복잡한 데이터의 분석과 결과 도출에서 사람이 컴퓨터를 이길 수는 없다는 것.
전설적인 투자자 빌 밀러는 지난 2005년까지 15년 연속 그가 운용했던 펀드인 레그메이슨밸류트러스트펀드의 투자수익률이 S&P500지수를 웃돌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그의 펀드로 엄청난 돈이 쏟아져 들어왔으나 성공 신화는 오래 가지 않았다. 2006~2011년에 레그메이슨펀드는 한해를 제외하고 S&P지수를 밑도는 부진을 보였으며, 밀러는 지난해 레그메이슨밸류트러스트펀드 매니저에서 사임했다.
밀러는 현재 과거 펀드에 비해 자산이 10%도 안 되는 레그메이슨오퍼튜니티트러스트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 펀드는 지난해 40%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재기에 나서고 있다.
밀러는 “펀드의 포트폴리오 크기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시장을 절대 이길 수 없다”면서 “과거의 실패는 지난해처럼 운이 따라주지 않은 가운데 나쁜 의사결정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항상 버크셔의 미래 투자수익률은 S&P지수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WSJ는 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직접 종목을 사고 팔면 슈퍼컴퓨터가 지배하는 월가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비용이 낮은 다양한 인덱스펀드를 사서 보유하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 방법이라고 권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주식에 분산투자하고 싶다면 MSCI세계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스MSCIACWI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WSJ는 소개했다. 이 펀드의 수수료는 투자금 1만 달러당 34달러에 불과하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 아시아 신흥국 등 각각 시장별로 다양한 종류의 인덱스펀드가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인덱스펀드(Index Fund)
다우지수 등 특정 지수와 같거나 유사한 수익률 달성을 목표로 해당 지수에 영향력이 큰 종목들 위주로 운용하는 펀드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