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야 (연구원), 백만불 (기장), 지정석 (사원)….” 국어사전에 나올 법한 감탄사나 일반명사가 아니다. LG에 근무하고 하고 있는 직원들의 실제 이름이다.
15일 LG그룹에 따르면 최근 자사의 기업블로그에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직원들에 대한 일화가 올라왔다.
먼저 LG전자 MC연구소 A실 6팀 1파트에는 ‘최고야’ 연구원이 근무 중이다. 최 연구원은 “제 이름은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다”며 이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LG전자 면접 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어요. 그때 ‘이름은 라틴어로 옵티머스입니다. 세계 최고의 폰을 개발하는 LG전자에서 최고의 연구원이 되겠습니다’라고 호소했어요.”
최 연구원은 “당시 면접관이었던 저희 팀장님이 재밌어 했던 기억이 난다”며 “옵티머스 시리즈가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제 자식이 느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다”고 뿌듯해 했다.
LG전자 TV부품 품질보증반에서 회로부품 안정 시험을 담당하고 있는 ‘백만불’ 기장도 독특한 이름의 주인공이다. 백 기장은 “부모님께서 계룡산에서 데이트하며 2세 이름에 관해 얘기를 나눴는데, 불현듯 당시 인기 TV드라마 ‘육백만불의 사나이’가 떠올랐다고 하시더라”며 “그런 가치있는 사람이 되라는 생각으로 지어주셨다”고 이름이 만들어진 유래를 설명했다.
LG화학 조직문화팀에는 ‘지정석’ 사원이 있다. 지 사원이 음식점을 예약할 때는 항상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진다. 그가 “지정석입니다” 라고 하면 식당 직원은 “지정석으로 해드릴 건데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라고 되묻는다는 것.
물론 좋은 점도 많다. 지정석 사원은 “워크숍 때 좌석에 이름을 표기하는데, 지정석이라고 붙어 있으면 다들 높은 분 자리인 줄 알고 옆자리가 텅텅 비어서 항상 편안하게 앉는다”고 말한다. 또 “이메일 아이디를 ‘vipseat’으로 지었는데 많은 분이 이름과 함께 이메일 주소도 항상 기억해 준다”고 전했다.
LG 관계자는 “독특한 이름을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이름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